[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부동산 신탁회사의 순이익이 약 4000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자기자본 손실 위험이 있는 차입형 토지신탁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시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1개 부동산 신탁사의 순이익은 3933억원으로 1년전보다 77.0%(1711억원) 늘어났다.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하나자산신탁 등 모두가 흑자를 냈다. 다만 순이익 증가분의 23.5%는 하나자산신탁이 작년 5월 자회사였던 하나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해 일회성 이익이 403억원 발생한 영향 때문이다.
나머지 증가분은 수탁고의 증가로 신탁보수가 늘어난 부분이 크다. 작년말 전체 부동산신탁사의 수탁고는 155조9000억원으로 1년전보다 11.8%(16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수익이 7862억원으로 40.6% 증가했다. 토지신탁 수탁고가 47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3.1%가 늘어나면서 전체 신탁보수가 4744억원으로 38.8% 늘어났다. 분양대금 수납 및 관리 등 부수업무 수익도 1806억원으로 68.6% 증가했다.
다만 금감원은 신탁보수 중 차입형 신탁보수가 2660억원으로 56% 급증한 부분을 눈여겨보고 있다. 영업수익에서 차입형 신탁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33.8%에서 4년전(19.9%)에 비해 증가하는 추세다. 위탁자가 아파트 분양 등을 위해 부동산 신탁회사에 토지를 맡기고 시행를 하는데 이 때 위탁자가 돈이 모자라 부동산 신탁회사까지 끌여들여 신탁사가 자기 돈을 넣고 그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를 차입형 토지신탁이라고 한다. 분양 등에 성공하면 신탁사도 이익을 얻지만 실패할 경우 자기자본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단순히 사업만 관리하는 관리형 토지신탁에 비해 신탁보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가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 향후 부동산 경기 및 금융시장 상황 변동시 수익성 악화 및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하락 등 리스크가 증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차입형토지신탁 증가 추이 및 주택분양시장동향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신탁사의 총 자산은 2조7738억원으로 전년말보다 36.9% 늘어났다. NCR은 평균 869.7%로 배당 및 주식·회사채 등 증권투자에 전년말보다 205.5%포인트 하락했으나 모두 적기시정조치 기준(150%)을 크게 상회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