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웹툰⑤]3세대 위한 SW저작도구 필요하다..포털은 난색

김현아 기자I 2016.07.08 04:10:55
[이데일리 김현아 오희나 기자] 한국웹툰의 성장비결에는 앞선 IT인프라가 있다. 디지털 만화라 불리는 웹툰의 1세대는 PC 화면에 만화책을 스캐닝해 집어넣은 개념이었다. 그림파일 방식(JPG)을 써서 개념적으로는 책의 화면구성과 동일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4448만2천411명, 2016년 3월 미래부 통계)이 전체 휴대폰 사용자(5399만9737명)의 82%를 차지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큰 화면 대신 컷 단위로 화면을 구성해 좌나 우로 스크롤하는 2세대 패턴이 만들어진 것이다. 탑툰을 서비스하는 김춘곤 대표는 “기존의 종이 만화는 모니터에서 보려면 짤릴 수밖에 없었지만 웹툰은 한 컷 한 컷을 크게, 글씨도 크게 하고 스크롤도 최적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기술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웹 표준언어인 HTML5가 붙게 됐고, 하나의 소스코드로 화면을 사용자별로 최적화할 수 있는 CSS3 소스코드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CSS3 등을 쓰면 불법 콘텐츠나 19금 콘텐츠의 미성년자 접근을 기업이 자율규제하는 게 가능하다. 풍부한 개발자 풀을 보유한 네이버나 카카오는 여유가 있지만, 레진이나 탑툰, 탑툰 같은 전문기업들이 웹 프로그램 설계나 코딩 인력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도 이때문이다.

레진 웹툰 화제작 <조국과 민족>이 영화제작사 ‘백그림’과 체결을 체결하고 영화로 탄생한다. 레진 일본 최고인기작 <아만자>는 일본 대형출판사 ‘카도카와’를 통해 이달 출간된다.
웹툰 플랫폼의 웹서비스화는 소리나 진동까지 융합된 3세대 웹툰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평면적인 웹툰 콘텐츠에 음원이나 동영상 등을 붙일 수 있는 기술 고도화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지난 5월 NHN엔터테인먼트는 태국 현지에서 자사 웹툰 서비스 ‘코미코(Comico)’의 태국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열면서 통상적인 전자 스크롤 형식에서 벗어나 빛이나 소리 움직임 등 특수 효과를 추가하는 계획을 밝혔다.호러물을 독자가 스크롤할때 갑자기 화면이 멈추면서 그 안의 등장인물이 움직인다든지, 빛이 나고 소리가 나는 등 독자를 놀라게 하는 효과를 넣는 식이다. 일본에서는 우고쿠망가(움직이는 만화)라는 이름으로 이미 서비스되고 있다.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웹툰을 위한 소프트웨어 저작도구와 이와 연계된 플랫폼을 개발하면 컷마다 만화의 표현양식을 풍부하게 하는 3세대 웹툰의 가능성을 열어줄 뿐아니라, 차세대 광고, 언론사의 카드뉴스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 “그렇게 됐을 때 만화가는 손쉽게 웹툰SW저작도구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차세대 웹툰을 만들수 있다”면서 “네이버나 카카오, KT 같은 대기업들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 정부 주도 개발에 난색을 표하지만 중소 전문기업들은 혼자 하기 어렵다. 미래부가 공공자산으로 개발해 국내 중소기업에는 싸게 주고 외국에는 패키지로 팔게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웹툰산업협회 임성환 회장은 “국내 웹툰 시장은 매년 19~20%씩 성장하고 있으나 주요 매출이 대형 포털 웹툰에 편중돼 있고 해외 거대 자본인 중국, 일본 등에서 국내 시장의 콘텐츠 확보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걸림돌이어서 차세대를 위한 준비가 절실하다”고 했다.

카카오는 중국 화책 그룹(대표 조의방)과 다음웹툰 5개 작품의 중국 내 영상화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거울아씨전’, ‘부탁해요 이별귀’, ‘저스트원샷’, ‘캐셔로’, ‘죽어도좋아’ 등이다. 이 작품들은 중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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