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주식시장 호조에도 홀로 침체기를 겪던 여행·항공주(株)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속칭 브렉시트(Brexit) 공포와 여행객들의 심리를 위축시킨 글로벌 테러 악재를 뚫고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여행업은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데다 브렉시트로 하락한 유로화·파운드화 영향으로 상저하고(上低下高)가 현실화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여행주 주가 선전…수요회복에 유로·파운드 약세도 한몫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 주가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일인 지난달 24일 5.41%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큰 폭의 하락없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6월29일부터 3거래일 동안 6% 이상 상승했다. 모두투어(080160)도 지난달 24일과 25일 7% 이상 하락하며 불안감을 반영했지만 이내 상승기조로 돌아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참좋은레져(094850)와 인터파크홀딩스(035080)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들 주가는 모두 올들어 맥을 못추는 종목이었다. 상반기 중 하나투어 주가는 27%, 모두투어는 17%, 참좋은레져는 19%, 인터파크홀딩스는 46%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46%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1.06% 하락한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한 낙폭을 기록한 셈이다. 일본 구마모토현 지진과 유렵지역 테러, 여기에 브렉시트까지 발생하며 우려감은 점점 더 확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행산업은 3분기부터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 6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송출객은 각각 전년비 48.3%, 35.6% 증가하며 예상보다 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성장을 견인했던 일본이 4월 발생한 지진으로 여행 수요가 꺾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글로벌 테러 불안감으로 여행 심리 위축에 대한 걱정이 존재한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내국인의 해외여행에 대한 구조적 수요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여행업은 하반기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상저하고’ 흐름상 지금은 상승의 시작점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브렉시트 영향으로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하락하면서 되레 유럽 여행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는 유럽여행 성수기 시즌과 맞물려 유럽여행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유럽 테러 여파로 송출객이 줄곧 감소했으나 성수기를 맞아 유럽지역의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주 저유가에 실적 호전…업황외 변수 해소돼야 상승
항공주도 저(低)유가로 인한 유류비 절감효과와 메르스(급성중동호흡기증후군) 기저효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한항공(003490)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361억원으로 전년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6억원으로 역시 전년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항공주 주가는 업황 외에 다른 요인 탓에 여전히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변수가 해소돼야만 주가가 본격 반등할 수 잇을 것이란 전망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이 급증하는데 주가가 못오르는건 한진해운(117930) 관련 영업외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추가 지원 가능성이 언제 사라질 지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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