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는 아름다운 자연경관 뿐 아니라 미인들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적당히 온화한 기온과 함께 일년 내내 유지되는 습도가 소위 ‘천연 마스크팩’ 역할을 하고 해산물과 농산물 등도 풍부해 역사적으로 이 지역 사람들은 영양 상태가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미(美)의 도시’에서 최근 때아닌 아름다움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발단은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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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성과 전통 의상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뽐내자는 취지로 G20 기간 동안 항저우 여성들이 모두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자는 주장이었다. 그는 “항저우의 소프트파워와 중화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항저우 여성들이 이 기간 치파오를 입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이는 문화적 매력을 드러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실크 문화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의 미(美)’를 세계에 알리고 치파오 판매를 통해 비단산업 발전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이 제안을 두고 항저우시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여성들 반응은 다소 놀라웠다. 국제 행사 기간에 어떤 복장을 입을지는 여성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인데 이를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성(性) 상품화에 동참하라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로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국제 행사에서 항저우의 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마오쩌둥(毛澤東) 집권 이후 “여성은 하늘의 절반”이라는 말과 함께 중국에서 여성 차별 문제가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의식 측면에선 갈 길이 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기자가 중국에서 목격한 바로는 아직 여자 직원이 사무실에서 커피를 타거나 술자리에서 술을 따르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 생면부지 여성에게 길을 물을 때도 중국인들은 “웨이, 메이뉘”(어이, 미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중국의 양성 불평등 문제가 사회적으로 고착화돼 있는 것은 아니다. 관습을 개선하는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우리보다 앞선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취업 과정에서 양성 불평등 문제가 거의 없고 임금 차별도 없다.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육아휴직 제도가 활짝 열려 있다.
지난해 말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5년 세계 성차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조사대상 145개국 중에 91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충격적인 사실은 한국이 중국보다 한참 못 미치는 116위였다는 것이다. 한국은 강제로 치파오를 입히려는 나라보다 양성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일까. 하기야 요즘 한국 사회에서 ‘여성혐오’와 같은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것만 봐도 우리가 중국을 탓할 입장은 못 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