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현대페인트 노조는 인천 부평구 본사에서 ‘현대페인트 비상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개최했다. 이날 노조는 “20년만에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이 아닌 정상적인 자본을 유치해 경영 정상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며 “투기자본과의 투쟁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이날 해단식은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확정된데 따른 것이다. 60억원은 오는 21일, 나머지 40억원은 내달 5일 바네스엔바렛으로부터 조달하게 된다. 조달된 금액은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진행될 경우 바네스엔바렛은 30% 가량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회사에 30년 가까이를 몸담았던 인물이 지난달 24일 대표 자리에 오른 것도 직원들이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현대페인트에 따르면 투자자 바네스엔바렛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고상인 현대페인트 대표는 “해외 각지에서 건설 사업을 대규모로 진행하는 만큼 건설 현장에 필요한 페인트를 공급하기 위해 현대페인트에 직접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며 “단순 재무적 투자라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회사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바네스엔바렛과 연계해 올해 200억원 가량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4년 현대페인트 매출은 23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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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바람대로 배임과 횡령을 일삼던 전 임직원들이 물러나고 믿을 수 있는 투자자도 확보했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전직 대표들이 여전히 경영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대표들은 부산항면세점에 머무르며 인천 본사와 대립하고 있다. 김준남 전 대표 측은 “법원으로부터 대표 집행임원 지위를 인정받았고 대표집행임원을 변경한 이사회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장 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발생한 이안 전 대표 및 임직원의 배임·횡령 등으로 직원들도 회사의 구체적인 자금 흐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국이다. 감사인의 정기 감사 의견이 ‘부적격’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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