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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펙터는 전자기타 음을 찌그러트리거나 퍼지는 소리 등으로 변화시켜주는 장치다. 음악의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소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펙터는 전자기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물론에서 제작되는 이펙터는 박 대표가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그만큼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연간 약 500개 생산에 머무르지만 품질은 그 어느 업체보다 뛰어나다. 가격도 높은 편이다. 물론의 이펙터는 약 10만원~70만원 선으로 저가 모델보다 많게는 20배 가까이 비싸다.
최근 서울 은평구 구산동에 위치한 물론에 찾아갔다. 교회와 어린이집이 들어선 건물 지하에 들어서자 미리 마중나온 박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붉은 빛이 도는 얼굴과 짙은 수염이 강렬한 인상을 만들었다. “커피 한 잔 하시죠”라고 말하는 박 대표의 억양에서 여유가 묻어났다.
박 대표와 이펙터의 인연은 1982년 그가 중학생이던 시절 동네 대학생 형으로부터 통기타를 선물 받으면서 시작된다. 그와 전자기타 인연의 시작이었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가수 전인권과 ‘전인권밴드’를 결성해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1996년에는 빅풋이라는 밴드를 만들어 기타리스트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펙터와 전자기타를 제작하게 된 것은 ‘제대로 된 소리를 찾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박 대표는 “악기를 쓰다 보니까 좋은 소리, 제대로 된 소리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량생산 체계는 악기의 대중화는 이뤘지만 정말 좋은 소리는 오히려 잃어버렸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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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중 마침 장기하와 얼굴들의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長谷川 陽平)가 주문한 장비를 확인하기 위해 작업실에 방문했다. 그는 7년째 물론 악기를 고집하는 단골손님이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물론 제품은 펜더와 같은 유명 회사에서 만든 것과 비교해도 훨씬 좋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하다”며 “무엇보다 고장이 났을 때 제대로 고쳐주고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 주는 점이 물론을 찾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악기를 직접 다뤄본 만큼 아티스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물론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작자와 아티스트 간의 소통이 좋은 품질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물론의 이펙터는 다른 회사와 달리 화려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 미대 출신인 박 대표의 작품이다. 그는 “좋은 소리를 시각을 통해 전달할 수 있도록 화려한 무늬를 넣은 게 큰 반응을 얻게 됐다. 미대를 나온 게 뒤늦게 빛을 발휘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박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는 60년대 활동했던 기타리스트 지미핸드릭스다.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이 지미핸드릭스를 좋아하는 건 자칫 너무 식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지미핸드릭스가 최고의 기타리스트라는데 이견을 달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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