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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봄볕?…개포주공 2주새 8000만원↑

김동욱 기자I 2012.05.02 08:32:17

부동산 대책 기대감,호가 껑충
실제 거래는 없어 전망 불투명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02일자 23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동욱 박종오 기자] “2주새 호가가 너무 올라 현재는 거래가 잠잠하네요. 그래도 이달 부동산 대책도 나온다고 하니 곧 거래가 재개될 것 같습니다.” (개포주공1단지 K중개업소)

소형주택 비율 확대, 경기 불안 등의 여파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강남 재건축 시장에 봄볕이 드는 분위기다.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호가 역시 뛰고 있다.

재건축의 조속한 시행을 공약으로 내건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싹슬이 한 데다 정부가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를 포함한 부동산 대책을 곧 내놓을 것이란 소식에 기대감이 부쩍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호가만 부쩍 올랐을 뿐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못해 이번에도 반짝 상승세에 그칠 것이란 견해도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36㎡는 지난달 6억20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최근 호가가 최대 8000만원가량 껑충 뛰었다. 같은 단지 전용 49㎡는 총선 직후 호가가 5000만원가량 올라 현재 매도금액이 8억원 선으로 조정됐다.

개포주공1단지 H중개업소 대표는 “총선 이후 분위기가 좋았는데, 최근 박원순 시장이 개포지구를 방문한 이후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가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 방문 이후 재건축 밑그림이 좀더 명확해 지면서 관망하고 있던 수요가 몰렸다는 게 H중개업소 대표의 설명이다.
 
▲자료=각 중개업소 취합

이 같은 분위기는 인근 강남 재건축 단지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103㎡는 최근 호가가 7000만원가량 오른 9억8000만~10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잠실 주공5단지 B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3월 10억원 선이 붕괴됐으나 총선 이후 13건이 거래가 이뤄지며 시세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말했다.

강남 집값의 바로미터격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84㎡는 시세가 9억3000만원 수준으로 호가가 총선 직후 10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월 넷째 주 강남구는 0.17%, 송파구 0.37% 소폭 올라 12.7대책 이후 강남 집값은 처음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호가는 많이 올랐지만 실거래로 거의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오른 금액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도자는 내달 발표될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급매물을 거둬들이며 호가를 올리고 있기 때문. 
 
잠실주공 M중개업소 대표는 “급매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다가 최근 들어 호가가 오르다 보니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의견 차이가 벌어져 현재 거래는 거의 없다”며 “대책이 나온다 해도 현 경기 상황을 볼 때 실거래가격이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총선 직후 강남 재건축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듯 하지만 당장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최근 몇 년간 가격이 내려 저가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며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올해도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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