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이영두 그린화재 회장

문승관 기자I 2007.01.15 10:00:00

"역발상(逆發想)이면 역발산(力拔山)"
`창의적 파괴` 통해 새 생존모델 창조
올해 `꼴찌` 탈피..업계 9위 도약 확신

[이데일리 문승관기자] 그린화재하면 떠오르는 것은 손해보험업계 `꼴찌`와 공격적인 자산운용이다.
 
▲ 이영두 그린화재 회장

만년 `꼴찌`를 면치 못할 것 같은 그린화재가 최근 공격적인 자산운용은 물론 영업과 마케팅 등 경영전략에서도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영두 그린화재 회장이 있다.

◇ "자산운용 잘하는 보험맨으로 불러주길"

지난 2004년 1월에 취임한 이영두 회장은 사실 보험 전문가라기보다는 자산운용전문가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는다. 실제로도 자산운용전문가일 뿐 만 아니라 금융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보험업이 아닌 자산운용업이었다.

그는 지난 90년대 초반 동방페레그린증권을 설립하는데 깊숙이 관여하기도 했으며 하이트맥주 부도 위기때는 외국에서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살리기도 했다.

이 회장은 또 해외에서 6000만달러를 들여와 동양제과와 공동으로 케이블TV인 `온-미디어`를 설립하는 등 투자전문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 회장의 그린화재 영업전략은 구체적이다. 핵심은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직면한 우량 회사들의 지분을 취득해 자산운용 수익률을 올리고 다양한 회사와 업무제휴를 통해 새로운 보험판매 채널을 개발하는 것.

채권 위주의 안정적 자산운용이 일반적인 보험업계에서 그린화재는 운용자산의 32%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보험업계 평균 8.6%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투자전략도 안정적인 분산투자가 아니라 인수·합병(M&A) 중인 기업에 `백기사`로 참여하는 등 소수 종목에 투자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덕분에 지난 2005년에는 투자수익률이 25.7%에 이르러 보험업계 평균(5.2%)보다 5배나 높은 성적을 냈다. 그린화재는 손보 10개사 중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자산운용 수익률과 일반·장기보험 성장률에서 손보업계 1위로 뛰어 올랐다.

`역발상(逆發想)이면 역발산(力拔山)`이라는 말처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올해 일반보험과 자산운용, 방카슈랑스 등에서 업계 꼴찌가 아닌 9위에 그 이름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이 회장은 "자산운용수익률과 일반보험, 방카슈랑스 실적 등을 놓고 보면 2007년을 보낸 후 꼴찌가 아닌 9위권에 랭크돼있을 것"이라며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올 한해 좋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9위를 넘어선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자산운용을 잘하는 보험맨으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아이디어만이 살 길..고객데이터 확보에 총력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다른 보험회사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제휴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그 조차도 아이디어 짜내기에 골몰한다. 그 결과 지역밀착 마케팅과 인터넷 포탈사이트와의 전략적 제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린화재는 경쟁업체에 비해 인력과 자본력이 달려 전국적인 영업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손해율이 가장 낮은 부산·경남지역에 보험영업을 치중해 이 지역의 매출을 올해 82.1%나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장은 "모 포털사이트와 연계해 부산지역 가입자와 소비자들 위한 지역마케팅을 준비중"이라며 "보험사로서는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있고 고객데이터까지 얻을 수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보험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일반보험은 기업의 지분참여 등으로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자동차보험은 부산·경남지역에서의 지역마케팅 성공모델을 갖고 가급적 불량물건을 받지 않으면서 손해율이 우량한 지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홈페이지를 통한 `스킨십 경영`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자신의 이름으로 된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신의 생각과 경영전략 등을 공개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상황 뿐 아니라 개인 가정사에 이르기까지 솔직 담백하게 털어놓는 화법이 직원들 사이에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잠자리`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지난 여름 골프장에서 정작 골프보다는 잠자리에 더 흥미를 가졌다"고 공개하고 "잠자리처럼 완벽하게 보이는 구조에 집착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용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조직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직개편 후 홈페이지에 띄운 글에서는 다른 보험사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장기상품과 방카슈랑스의 부진한 실적을 강하게 질책했다.

보험사 직원에만 안주하는 마인드를 버릴 것도 요구했다. 이밖에 개인사를 들려달라는 직원의 부탁에 수능시험을 본 맏딸의 얘기를 올리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6일 이 회장은 `일류상사 일류부하`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류는 이류를 보고 자신의 결점을 고치지만 이류는 삼류를 보고 우월감을 느낀다`는 야마사키 타케야 저서의 문구를 인용, 임직원 모두가 헤드헌터가 돼 우수인재 영입에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사실 개인홈피를 개설한 것은 CEO의 생각이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되지 못하고 커뮤케이션에도 한rP가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의 투명성을 밝히고 직원들이 오해하는 부분도 바로 잡기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영두 그린화재 회장은 직접 자신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회사의 경영상황을 알리는 `창`으로 활용,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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