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BoMS 멤버인 김범중 대우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언급했던 8월 금리저점 전망을 유보한다고 밝히며 가장 큰 이유는 콜금리인하 가능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보다 콜금리인하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콜금리인하 여부에 따른 두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인하가 결정나면 기준금리 4%대 안착이 가능하지만 금리하락폭은 작을 것이고 수익률곡선도 점차 가팔라질것"이라며 "은행권 수신금리 인하도 8월초에 비해 공격적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의 급등락이 예상되지만 박스권을 탈피하긴 어렵다"며 "금리인하 여부를 떠나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가 50bp수준에 근접하면 이익을 실현하라"고 조언했다.
<김범중 대우증권 투자전략부 대리>
◇9월 콜금리인하 부정→중립..금리저점 판단도 유보
지날달 언급했던 8월 금리저점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 이는 9월의 콜금리인하 가능성이 부정적에서 중립적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판단변경의 배경은 펀더멘탈의 악화보다는 금융시장 내부의 문제변화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정책적 요소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어 콜금리인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쉽지않다.
펀더멘탈의 부진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졌던 상황이고, 저금리의 부작용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명분은 충분치 않다. 오히려 소비자물가가 계속 부담스러운 수준에서 발표되고 있다는 점은 통화정책의 여지를 축소시켰다. 택시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부동산 가격상승, 추석과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나타날수 있는 물가상승 압력은 아직도 많다. 게다가 콜금리인하가 없어도 기타 다른 마찰적 요소만 해결된다면 당분간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5%안팎의 금리수준은 유지될 수 있다.
콜금리인하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바꾼 이유는 통화당국과 정책당국의 금리하향안정 의지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점 때문이다. 하이닉스반도체 문제로부터 불거진 기업들의 자금악화 가능성들이 금리의 하향기조를 유지시키도록 종용할 수 있다. 특히 4분기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가 많아 이들에 대한 투자 장점제고를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수 있다. 시중금리의 추가하락을 용인해 상대적 고금리인 회사채의 수요를 늘릴 필요성도 존재한다.
그 외에 14일부터 실시되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의 발효로부터 일부 기업의 퇴출이 발생될 수 있고 이에 따른 손실규모를 감안할 때도 금리의 하향안정 추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발생가능한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보유채권으로부터 이익규모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 사실 올해 은행권의 이익규모는 막대하다. 4분기 경기회복 가능성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은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상쇄시켜 콜금리 인하에 도달시킬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콜금리인하 VS 유지..시장영향력은 과연?
콜금리의 인하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언제나 그렇겠지만 이전에 비해 콜금리의 인하여부를 단언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콜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차라리 나은 방법이다.
우선, 콜금리의 인하가 결정된다면 기준금리는 4%대 안착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전에 비해 콜금리인하에 따른 기준금리의 하락폭은 작을 것이다. 즉, 점차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질(steep)해질 것으로 본다. 금리를 내리면 내릴수록 추가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는 회의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수신금리 인하도 8월초에 비해 공격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질수록 신용경색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여유자금을 비축하려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장기채에 대한 투자는 공격적이기 어렵다. 8월초 수신금리 인하 이후 장기투자기관의 시장참여가 줄어든 것도 수신금리를 하회하는 채권매입이 힘들다. 변동성 완충작용을 하는 장기투자기관의 시장참여가 줄어들면서 시장은 악재에 민감해졌다.
금리수준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단기금리 하락속도도 8월보다 늦어질 수 있다. 콜금리를 낮추면 낮출수록 유동성이 뛰어난 일부종목에 대한 투기가 늘어나 가격왜곡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국채선물을 통한 투기가 확대되는 최근의 상황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이는 채권시장에 있어서 신규물량 소화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콜금리인하는 어쨌든 일정수준의 금리하락을 유도할 전망이다. 다만 이정도의 금리하락을 위해 25bp(0.25포인트) 콜금리인하라는 카드를 사용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금리인하가 불발에 그칠 때 금리는 일정수준 반등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실망매물의 출회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콜금리인하가 없어도 추가인하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을 것이므로 추세반전의 우려는 크지않다. 넓게 보면 단기금리 5.0~5.5% 수준의 박스권을 예상하며 월말에 근접할수록 다시 콜금리인하 기대감이 나타날 것이다. 그 때까지 거시지표의 개선 가능성이 희박하며, 9월말 일본계 기업의 결산으로 주식시장의 불안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채권의 상대적 투자수요를 늘릴 전망이어서 이런 상황에서 재료소진보다는 기대를 남겨놓는 전략이 유리하다.
◇9월의 투자전략
금리는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나, 큰 박스권의 움직임을 탈피하기는 어렵다. 콜금리의 인하여부를 떠나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가 50bp수준에 근접하면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금리수준에 대한 부담이 커져 가는 상황에서 금리변동부채권(FRN) 수요가 늘 것으로 본다. 금리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방향성에 중립적인 FRN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 문제가 불거진 이후 신용등급간 스프레드가 확대된 상황이다. 4분기 회사채만기가 많기 때문에 회사채의 투자매력도는 떨어지겠지만, 우량회사채와 국고채간의 스프레드는 더이상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채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은행수신금리의 인하가 있다면 체감적으로 하향안정될 것이다.
예보채와 부실채권정리기금 채권의 만기연장에 대한 부담이 서서히 부상중이다. 처리방법에 있어서 밝혀진 바는 없지만 국고채와의 스프레드는 더 이상 줄어들기 어렵다. 다만, 당장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심리만 안정되면 투자에 무리는 없다.
유동성자산 선호현상(Flight to liquidity)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현물거래보다 선물거래에 집착하는 이유는 금리의 방향성에 자신 없기 때문이며 단기적인 시장대응이 가능한 선물시장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콜금리의 인하결정이나 9월물의 만기가 다가오면 이 현상은 약화될 것이다.
전반적인 금리의 움직임은 여전히 박스권으로 규정해야 한다. 8월내내 금리 하락기조가 유지됐지만 기준금리는 사실상 4.9~5.2%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월 콜금리인하가 있다면 이 박스권에서 15bp(0.15포인트)정도 하향안정될 전망이다. 다만 장단기 스프레드는 이전에 비해 넓지 않으므로 25bp의 콜금리 인하는 장기금리의 움직임에 큰 의미를 주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