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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협상 제안에…이란 "겁박하는 강대국 요구 받아들일 수 없어"

양지윤 기자I 2025.03.09 10:30:18

하메네이 "문제 해결 위한 진정한 시도 아냐"
트럼프 협상 제안 사실상 거절
백악관 "이란, 최선의 이익 우선해야" 위협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거부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8일(현지시각) 테헤란에서 열린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이란 최고지도자실, 로이터통신)
하메네이는 이날 이슬람 최대 연중 행사인 금식성월(라마단) 기간 동안 정부 및 군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겁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가 아니라 자기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이란은 그들의 새로운 요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대화를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폭스 비즈니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기 위해 이란을 군사적으로 처리하거나 협상을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위협했다. 하메네이의 발언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듭 강조했다.

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인 방식이나 협상으로 상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이란 정권이 테러보다 자국민과 최선의 이익을 우선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거부하면 이란에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달 초에는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 등으로 ‘최대 압박’에 나서도록 재무부에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전임자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이뤄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가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채 경제적 보상만 제공한다며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하메네이는 지난달 7일 미국이 JCPOA 타결 3년 만에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은 일을 상기시키며 “지금 재임 중인 사람이 그 합의를 파기했다. 미국과 협상해도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협상 거부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 AFP통신 기자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미국이 ‘최대 압박’ 정책과 위협을 계속하는 한 미국과 직접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이 순전히 방어용이라고 말하지만, 서방에서는 불안정하고 분쟁이 많은 중동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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