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완화 기대 속에 채권금리가 반락하자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이번주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주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등 뉴욕 증시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쏟아질 예정이다.
주식시장은 지난 13일 급락장 이후 바닥을 찍은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채금리가 일시적으로나마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이번주 긍정적인 시세 흐름이 예상된다. 실제 지난 주말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4.33%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4.21%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
이 과정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준이 11월 FOMC 회의에서 75bp 정책금리를 인상한 이후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이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인사들까지 이에 힘을 보태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샘 스토발 CFRA 시장 수석전략가는 “시장금리는 기업들의 향후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을지, 또는 얕을지에도 영향을 준다”면서 “연준이 12월에는 정책금리를 50bp만 인상하면서 향후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로 시장이 반등했듯이, 앞으로 시장 흐름은 금리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그렉 파라넬로 아메리베트 금리 전략가도 “지난 금요일 오전에 4.3%까지 올라갔던 10년물 금리가 일시적인 정점이었을 수 있다”면서 “최근의 금리 변동성과 모멘텀을 고려했을 때, 일시적 정점 이후 금리 하락이 빠르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또 다음주 FOMC를 앞둔 상황에서 이번주에는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 있어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도 봤다.
이와 관련해 주초에 나오는 10월 S&P글로벌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 9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과 그 하부 지표로 나올 근원 PCE물가지수 등도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어줄 지 지켜봐야 한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던 미국 경제는 3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도 경기 침체 우려를 해소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GDP 성장률의 경우 현재 월가에서는 평균 2.4% 성장을 점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산출하는 ‘GDPNow’는 2.9%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GDP의 3분2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여전히 양호한데다 순(純)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주는 한 주 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속한 150여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집중돼 있어 종목별로 각개약진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MS 등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월가 기대치에 부합하느냐와 향후 실적 전망을 어떻게 제시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스토발 전략가는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 전망치는 10%에 이르렀지만, 9월 말에는 3%로, 지금은 2%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특히 IT와 시스템 소프트웨어, 인터넷, 소매업종 등의 이익은 감소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실적 외에도 기업들이 느끼는 마진 압박과 달러화 강세 영향, 향후 인력 구조조정이나 채용 계획, 비용 절감 대책 등도 주목해야할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