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는 박은정 의대 교수 연구팀이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폐섬유증을 일으키는 과정을 알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가습기살균제의 대표적 성분인 ‘PHMG-P(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를 세포와 동물에 처리한 후 폐섬유증이 일어나는 과정을 살핀 결과, 폐섬유증의 가장 큰 이유가 몸속에서 손상된 폐 조직을 치유하는 ‘항염증 과정’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
그 결과, PHMG-P를 폐에 직접 노출 1시간 후부터 폐 조직에서 ‘괴사성 세포사’가 정상군에 비해 급격히 늘었다. 염증반응과 항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양도 증가했다. 괴사성 세포사와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은 마우스에 폐섬유증이 발생하고 21일까지 계속 이어졌지만 항염증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은 노출 3시간 후부터 줄기 시작했다. 염증반응을 제어하고 손상된 폐 조직을 치료하는 ‘항염증 반응’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
세포실험 결과 PHMG-P는 전하에 의해 세포막에 결합해 세포막을 손상하면서 세포 내 소기관의 구조적, 기능적 손상과 함께 괴사성 세포사를 유도했다. 죽거나 손상된 세포는 다시 IL-8과 같은 케모카인을 분비해 염증을 계속 유발했다. PHMG-P는 괴사성 세포사를 유도했고, 죽거나 손상된 세포는 다시 염증을 지속해 폐섬유증 발생을 자극했다.
다만, 인간은 비근교계로 염증반응과 항염증 반응이 동시에 균형을 이뤄 이물질을 제거한다. 폐섬유증 모델을 만들기는 쉽지만 폐섬유증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면역조절기능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박 교수는 “항염증 반응이 급격히 줄어드는 과정과 폐섬유증을 일으키는 다른 환경 중 유해물질에 관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면 지금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원인도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4일 ‘Toxicology Letter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