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리학과, 신경과학과 공동연구팀은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청소년들의 주의집중력과 기억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를 작년에 발표하였다. 미디어 멀티태스킹은 동영상이나 TV 시청을 하면서 문자 메세지나 인터넷검색, 음악감상을 하는 것처럼 동시에 여러가지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는 행위이다. 우리가 가정에서 흔히 보는 아이들의 모습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기억을 하려면 주의력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주의를 할 수 없으니 기억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하는 질병은 소아청소년기 전체 아동의 5~10% 정도에서 보인다고 한다. 남자아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데 여자아이에 비해 4~9배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여자아이가 ADHD를 가진 경우 그 증상이 더 심각하다. 가장 큰 문제는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것이다.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ADHD는 주의집중력과 행동을 통제하는 전두엽 부위의 구조와 기능의 이상으로 생긴다.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수치가 낮기 때문인데 ADHD 환자들의 뇌는 보통의 아동청소년에 비해서 3년 정도 전두엽의 발달 속도가 느리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ADHD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한데 치료약으로 메칠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계통의 약물이 대표적이며,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한다. 수험생들이 수능 전에 주의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 약을 많이 처방받았다는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소아청소년기의 ADHD는 사춘기가 되면 저절로 나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과는 다르다. 과잉행동은 사라지더라도 산만하고 부주의한 성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60%는 성인까지 지속된다고 하는데 어른들의 이런 증상은 원래 성격이 그런 줄 알거나 단순 주의력 부족으로 인한 실수로 오인되기 쉽다. 성인의 대표적인 ADHD의 증상은 일을 잘 끝마치지 못하고, 한가지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을 하고, 정리정돈을 못하며,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고,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일을 추구하며, 충동적인 성향으로 게임중독이나 흡연, 알코올 중독에 쉽게 빠지게 되며, 성격이 예민하고 화를 갑자기 내는 경우 등이다. 당연히 자녀들과의 대화와 소통에도 문제가 생겨 자녀들과의 잦은 다툼이 발생한다.
성인기에 ADHD는 대부분 아동기에 있는 것을 모르다가 성인이 되어서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성인기에 치료를 시작한다고 해서 늦은 것이 절대 아니다. 메틸페니데이트를 비롯한 ADHD의 치료제는 놀라운 효과를 가지고 있다. 평생 약을 먹지 않아도 나중에는 도파민의 수치가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니 위에 언급한 증상이 있는 분들은 전문의와 상의해서 진단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멀티태스킹은 머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닌 치매를 유발하는 행위이며, ADHD의 증상의 하나이다. 반면에 치매와 인지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듀얼 태스킹 트레이닝이 있다. 운동을 하면서 효과적으로 작업기억을 강화하는 훈련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걸으면서 숫자 계산을 하는 것, 그리고 각 나라 이름들을 떠올리는 것 등은 유산소 운동시 전두엽에 혈류가 증가되어 치매예방과 뇌위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멀티태스킹의 시대에 우리의 전두엽은 크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금 현대인의 뇌가 인류역사 상 가장 훌륭한 뇌를 가진 마지막 세대가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