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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오뚜기가 시장 1위를 가진 케첩과 카레도 조만간 오르면 체감하는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그룹 등 상위권 식품사도 도매 거래처에 주요 제품값을 올릴 계획 혹은 예정이라고 통보한 상태다. 품목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밀가루와 식용유 등이 대상이다. 인상 폭은 10% 안팎으로 전해졌다.
제조사의 납품가 인상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다. 지난해부터 지속하는 코로나 19와 지구를 덮친 이상 기후는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 차질을 유발해 가격을 끌어올렸다. 항만 가동률 저하, 배송 수요 폭증, 컨테이너 부족 등 여러 이유 탓에 물류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도 원인이다.
그간 가격 상승 압력을 받아다가 한계에 이르른 식품 제조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소매(대형마트 등) 영역에서 이뤄지는 가격 인상은 도매(식자재 유통) 쪽도 예외는 아니다. 단지 표면적으로 덜 드러날 뿐이다.
이로써 가격 인상 여파는 ‘유통사→식당→소비자’를 거쳐 단계적으로 반영된다. 식당에서 밥값이 오르는 것은 시차만 있을 뿐 정해진 순서다.
문제는 소비자를 최전방에서 만나는 식당이다. 납품 가격 오르는 만큼 밥값을 조정하면 가격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그렇다고 이윤을 포기하고 감내하기도 부담이다. 코로나 19로 영업이 여의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현재 이뤄지는 원재료값 인상이 식당에 안기는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수도권은 4단계로, 비수도권도 최소 3단계로 유지돼 영업시간과 대상이 감소한 상황이다. 여기에 가격 상승 압박이라는 악재까지 겹친 것이다.
이번 제조사 납품가격 인상은 시기와 품목이 겹쳤다는 게 업계 공통 체감이다.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려면 혼자가 아니라 모두 올려야 하는데 공교롭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거래처를 바꿔서 가격 상승 압박을 피하려고 애쓰지만 대안이 마땅찮다”며 “통상 제조사의 가격 인상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식품 제조업계 쪽에서는 한계에 이르러 내린 조처라는 입장이다. 익명의 제조사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계를 고려해 수차례 가격 인상을 미뤄왔고 이미 실기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뒤늦은 조처”라며 “엄밀히 말하면 가격 인상이 아니라 그간 제공해오던 할인율을 줄이는 가격 정상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