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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전外설]'국익'이라고 쓰고 '정권 눈치보기'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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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나 기자I 2020.06.13 09:00:00

외교부, 국익 훼손 우려에 윤미향 면담 내용 비공개 결정
2017년 한일 합의 검토TF "피해자와 사전공유 없었다" 판단
면담 내용과 국익 상관관계, 국민 알권리 논란도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외교부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정의기억연대 대표였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내렸습니다. 이유는 국익을 해칠 수 있어서입니다.

구체적으로 외교부는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2호’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는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교부의 이 같은 결정에 몇 가지 의문이 듭니다. 첫 번째는 도대체 무슨 내용이 담겼기에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또한 그것이 과연 국민의 알 권리보다 우선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입니다.

외교부는 면담 내용이 공개될 경우 한일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극우성향의 언론들을 중심으로 이를 빌미로 위안부 합의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내세우는 모양새입니다. 이를 감안했을 때, 면담 내용이 자칫 일본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선뜻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이미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관련 논란을 점검했습니다. 이어 한일간 논의 과정에서 10억엔 기금 규모를 비롯해 위안부 피해자 및 시민단체와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현재 외교부 입장은 이와 동일합니다. 사실상 한일간 합의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윤 의원의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 모든 논란이 국민의 알권리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느냐는 부분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국익을 앞세워 암묵적으로, 때로는 공공연하게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 제한은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의 부실 회계 논란으로 불필요하게 국론이 분열되고 있고, 심지어 위안부 운동의 본질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윤미향 면담의 공개는 이 모든 논란을 한 순간에 잠재울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히려 면담이 공개되고 윤미향 논란이 가중될 경우 현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앞서 외교부는 30년이 지나 기밀 해제된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임수경 전 의원의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와 관련된 문서를 누락하면서 비슷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이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정권에 부담이 되더라도 도려낼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려내야 합니다. 그 당시 비공개로 이뤄진 한일간 밀실 합의가 수 많은 논란을 재생산했듯이 이번 비공개 결정 역시 또다른 논란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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