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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 말 그대로 무주택자인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일생에 단 한 번만 당첨을 허용하는 청약 우대 정책이다. 다만 혼인 기간과 소득 기준, 대상 주택의 면적과 금액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다 최근 제도 개정으로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이 제도를 이용해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신혼부부는 반드시 미리 본인이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는 결혼한 지 7년 이내며, 소득은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의 120%(맞벌이 130%) 이하를 충족해야 한다. 2018년 기준 3인 이하 가구의 소득기준은 월 600만원(맞벌이 월 650만원), 4인 가구는 월 701만원(맞벌이 월 760만원)이다. 즉 자녀 한 명을 둔 맞벌이 부부가 월 660만원을 벌면 신혼부부 특별공급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아울러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 주택도 전용면적이 85㎡이하(분양주택 및 임대주택)여야 한다. 청약통장도 주택별 청약 가능한 청약 통장에 가입한 지 6개월이 지나야 한다. 예를 들어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했다면 6개월이 지나고, 월 납입금도 6회 이상 내야 자격을 갖추게 된다.
당연히 해당 제도를 이용하려면 세대주 뿐만 아니라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여야 한다. 더욱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내 놓으면서 자격을 더욱 강화했다. 신혼 기간에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있으면 신혼부부 특별 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기존에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면 특별공급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혼인신고일 이후 주택을 소유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으면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무주택가구 구성원이라도 특별공급 자격을 얻을 수 없다. 투기를 원천 차단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였지만, 당시 집을 팔아 청약 자격을 잃게 된 신혼부부들의 민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물론 제도 변경에 따라 집을 소유한 적이 없는 신혼부부나 무주택 청약자들은 당첨 확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주택공급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2배(민영주택 공급 물량 10%→20%, 국민주택 15%→30%)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서울과 같이 투기과열지구 지정된 곳에서는 9억원이 넘는 주택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특별공급이 무주택자인 ‘금수저들의 잔치판’으로 왜곡됐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기 때문이다.
연이은 청약제도 개선으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된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건과 잦은 제도 변경으로 결국 실수요자들의 진입 장벽을 너무 높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