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건설이슈]중개업소 ‘끝장단속’ 나선 국토부… 효과는?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투기지역 집중 단속과 여름 휴가철을 맞아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사무소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 찾는 사람이 없이 썰렁하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과열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끝장 단속에 나섰습니다. 불법 청약과 불법 전매, 편법 증여, 업·다운 계약(실거래가보다 높거나 낮게 신고) 등이 의심되는 부동산 매매거래 현장을 집중 단속하기로 한 것인데요. 집값 과열 얘기가 나올 때마다 반복된 공인중개업소 단속이 과연 이번에는 얼만큼 효과를 거둘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지난 13일 중개업소 현장단속을 ‘007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했습니다. 현장 동행 취재에 나선 국토부 출입 기자들한테까지도 도착 직전까지 목적지를 말해주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송파구 잠실동 현장에 가니 대부분 중개업소가 문을 닫은 상황이라 특별사법경찰관까지 대동한 합동점검반은 고작 5곳을 점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처럼 불법 중개업소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최근 집값 상승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첫째주(8월 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만에 0.18% 올라 올 2월 26일 이후 23주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8월 둘째 주(8월 13일 기준)에도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중개업소 합동 단속 등 주택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개업소 단속을 한다고 해서 집값이 잡힐지는 의문입니다. 사실 올 초에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서 “정부 합동 점검반을 구성하고, 무기한 최고 수준의 강도로 현장 단속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국토부는 서울 전역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 자금조달 계획 신고 의무화 등 세금 탈루를 조사에 적극 나섰습니다. 이럴 때매다 공인중개사들은 “중개업소를 때려 잡는다고 집값이 잡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7월 4억4610만원하던 서울 주택 중위 매매가격은 1년 만에 5억4110만원으로 1억원이나 올랐습니다. 한국감정원이 201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에 속합니다.

물론 중개업소 단속 효과로 매매거래는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은 있습니다.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용산과 여의도,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에 속한 중개업소들은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개점 휴업에 들어간 곳이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집 주인이나 매수인 입장에서도 당장 매매거래를 하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거래를 틀어막는 건 일시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국토부가 스스로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번 단속 효과는 얼마나 갈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