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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업계 1·2위, 월드컵 특수 기대감 '온도차' 왜?

함지현 기자I 2018.05.30 06:00:00

CJ오쇼핑, 남성 위한 간편식 집중 편성 계획
GS샵 편성 고심…이번주 확정 방침
TV 매출 비중 차이…CJ오쇼핑 50%대 유지·GS샵 감소세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CJ오쇼핑 판매 방송 장면.(사진=CJ오쇼핑)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홈쇼핑업계 1·2위를 다투는 CJ오쇼핑(035760)GS(078930)샵(GS홈쇼핑)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2018 러시아 월드컵 특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미묘하게 달라 주목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이번 월드컵 기간 시청자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평소보다 남성 시청자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기간인 만큼 중 남성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집중 편성할 방침이다.

남성전문 패션 브랜드인 ‘다니엘 크레뮤’와 ‘마크브릭’,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 레포츠 브랜드 ‘퓨마’ 등 의류가 대표적이다. 에어컨과 TV 등 디지털 가전제품과 ‘필립스’ 면도기, ‘라쉬반’, ‘아디다스’와 같은 남성 드로즈 언더웨어 등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TV로 경기를 시청하다가 큰 고민 없이 결제할 수 있는 ‘오하루 견과’와 ‘매그넘 아이스크림’ 등 간식 위주의 상품도 선보여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GS샵은 아직 편성 계획에 대해 고심 중이다. 이번 주말쯤 내용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1주일에서 10일 전 편성 계획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시기가 늦은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 대형 스포츠 행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월드컵을 통한 특수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GS샵 관계자는 “TV 앞으로 사람들이 모인다는 측면은 있지만 TV가 점점 모바일 등 다른 채널에 비해 약해지고 있다”며 “예전에 비해 모바일 등으로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모바일 마케팅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GS샵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 동안 축구 경기의 주 시청자인 남성들을 타깃으로 삼아 디지털가전 및 레포츠의류, 캠핑용품 등 남성 상품을 주력 편성했었다.

축구 중계 전후로는 축구에 무관심한 여성을 위한 상품을, 경기가 없는 날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간식용 먹거리를 전략적으로 편성했다. 이른 새벽에 시작하는 알제리, 벨기에 경기 때에는 24시간 생방송도 진행한 바 있다.

양사 간 미묘하게 온도차가 나는 이유는 여러 채널 중 TV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V 매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CJ오쇼핑은 월드컵 기간을 남성이 TV 홈쇼핑 구매 경험을 쌓는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TV 비중이 점차 줄고 있는 GS샵은 월드컵에 관심도가 높은 일부 남성을 겨냥한 상품을 선보이는 수준에서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CJ오쇼핑은 수년간 전체 취급고 중 TV 매출 비중이 50%대로 비슷하게 유지됐다. 2015년 59%, 2014년 58%, 2015년 55%, 2016년 54%, 2017년 56%, 올해 1분기 55%였다.

반면 GS샵은 2012년 전체 취급액의 59.2%, 2013년 60.1%였던 TV쇼핑 비중이 2014년 54.6%, 2015년 52%, 2016년 49.8%, 2017년 47%, 올해 1분기 43.9%로 점차 감소했다. 지난 월드컵 당시와 비교해 10%포인트(p) 이상 비중이 줄어든 셈이다. 대신 2012년 1.4%에 불과했던 모바일 쇼핑의 비중이 2013년 8.6%, 2014년 21.3%, 2015년 30%, 2016년 35.8%, 2017년 39.7%를 기록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43.4%로 TV쇼핑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였다. 이같은 해석에 대해 GS샵은 “TV쇼핑 비중은 월드컵 마케팅과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이슈와 우리나라 팀의 성적 부진이 예상돼 예년과 달리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덜한 상태로, 관련 마케팅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북 이슈 등으로 인해 월드컵 자체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출전하는 경기 수도 상대적으로 적다”며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큰 행사이긴 하지만 올림픽만큼 중요한 이슈로 판단하지는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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