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지역 내 대형유통시설이 들어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플러스 효과가 있을까?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까?
얼마전 부천시장은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내 건설하기고 했던 신세계의 민간사업자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 백화점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인근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뉴스를 몇 번 본적이 있을 것이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해 주지 못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뉴스 기사로 알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일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지자체와 기업체의 속사정이 있겠지만 대형유통시설이 지역 내 들어오는 것에 대한 입장이 액터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뉴스였다.
대형 상업시설에 대한 지역 내 입장은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한다.
첫째, 주거시설 입장, 즉 주거 거주민 입장에서 보면 무조건 플러스 효과가 있다. 주거시설의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슬리퍼 생활권이 되면 프리미엄은 훨씬 더 올라간다. 둘째,
반면 상업시설 입장, 상가 점주, 상가 부동산 소유주 입장에서 보면 플러스도 있고 마이너스도 있다. 대형 유통시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업종이면 마이너스 효과가 발생될 수 밖에 없다.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므로 반대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다. 그건 당연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상업시설이라도 대형 유통시설과 경쟁을 하지 않는 업종이면 플러스 효과가 발생된다. 상가가 잘되려면 집객이 많이 되어야 하는데 대형 유통시설이 집객 역할을 해 주기 때문에 무임승차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부천 신세계백화점 사례도 이 두가지 조건 안에서 모두 설명이 가능하다. 여기에 지역 님비(Not In My Backyard)와 지역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 까지 함께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부천 신세계 백화점 건설에 대해 인근 지역인 인천광역시 부평구 상인들이 반발을 하였다.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던 일이다. 인천 부평구 상인 분들은 생존권의 문제였기 때문에 죽기살기로 반대 시위를 했을 것이다. 신세계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문제는 부천시에 백화점을 짓겠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부천시 지자체에서는 찬성, 인천시지자체에서는 반대를 한다. 이것은 상인들의 문제 뿐 아니라 지자체의 이해관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일반 기업체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한계가 있다. 특히 지자체 내 건설행위는 지자체가 최종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상급기관인 지자체의 협력이 없으면 추진되기 어렵다. 이런 경우는 부천시(혹은 경기도)와 인천시 지자체에서 판단을 해줘야 한다. 입점을 허가할 것인지 불허할 것인지 말이다.
서울시 종로구에는 서촌과 북촌이 있다. 이 두 지역에는 이제 프랜차이즈 상가가 들어올 수 없다.
서울시에서 프랜차이즈가 입점할 수 없는 지역으로 지정을 했다. 매우 합리적인 행정 태도라고 판단된다. 북촌과 서촌이라는 세련되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지역 특성을 그대로 살려 상권을 운영하겠다는 지자제의 의지가 포함된 것이다.
이번 부천 신세계 문제는 인천시와 부천시에서 정확하게 판단을 해 주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와서 지자체에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했으면 적극 지원을 해 주어야 했고,
지역 경제발전, 이와 함께 일반시민들에게 마이너스가 된다면 유치를 하면 안되는 일이었다.
결국 이 문제는 신세계의 문제가 아니라 지자체의 입장 차이인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얼마전 인천시는 청라신도시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신세계 스타필드 건축 허가를 확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부천 신세계백화점 건설을 반대한 건 인천시(부평구)였다. 부천은 경기도 소속이고, 광역 지자체가 다르다.
이번 문제는 님비, 핌피가 모두 포함된 사례다. 이것은 누구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만약 지자체의 이해관계와 중소상인들의 생존권, 그리고 주거지역 거주민들의 생활권이 모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을 할 수도 없는 문제다. 지자체 간의 문제는 두 지자체의 상급기관이 결정해 줘야 한다. 중소상인들의 보호 문제는 지자체와 대형유통시설에서 함께 보조를 해 주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그래서 정치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의사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가 없으면 모두 개인 입장에서 유리한 것만 주장한테니까 말이다. 어떤 형태로든지 의사결정이 되면그에 대한 반응을 할 수 있지만, 협의만 하고 결정을 하지 않게 되면 아무것도 진행할 수가 없다. 부천 신세계 백화점 무산 문제는 정치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주거든 상업시설이든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이런 저런 지역 내 변화에 늘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내 집 한채 있는 분들도 내 집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들이기 때문이다. 내 지역 시장 경제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부천 신세계 백화점은 어떻게 최종 결론이 날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주거시설인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부천시 입장에서는 플러스가 되려던 것이 없어지게 되었고, 상업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인천시 부평구 입장에서는 마이너스가 되려던 것을 막고 있는 판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이러한 님비/핌피 사례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이것이 현실적인 부동산 공부다.
▶ 더리서치그룹 김학렬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의 저자로 16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이데일리 등 주요 일간지, 각종 주간지, 월간지 등에도 부동산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입지 분석 및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한 강의를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4만 여명이 구독하고 있는 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현재 아시아경제TV 대국민부동산토크쇼 살家말家 진행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