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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인터넷 기업인 만남..'화기애애', '당혹' 다양한 반응들

김현아 기자I 2017.04.16 09:21:04

네이버 한성숙 대표 불참..카카오와 배달의민족 참석
문재인 규제철폐 주장에 기업인들 환호
인디 게임 시연도.."게임 마약 아니야"
O2O를 둘러싼 소상공인과의 갈등 언급 없어
통신비 대책 비현실성, 5G망 투자는 오락가락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모리스 역삼 대연회장에서 열린 미래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초청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같이 잘 사는 ‘국민성장’ 시대,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4일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데일리와 IT 전문지인 전자신문, 디지털타임스, 아이뉴스24, 지디넷코리아가 디지털경제협의회와 공동 주최한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초청 포럼’에서다.

디지털경제협의회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를 비롯한 게임산업협회, 온라인쇼핑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핀테크산업협회, 인터넷전문가협회 등이 모여 만든 곳이다.

문재인 후보뿐 아니라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와의 초청 포럼도 순차적으로 일정이 협의완료 되는대로 개최한다.

14일 서울 역삼구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첫번 째 문재인 후보 초청 포럼은 1시간 남짓 열렸는데 인터넷 기업들 답게 네이버TV, 카카오TV, 아프리카TV, 옥수수에서 실시간 생중계된 것은 물론 심플로우(http://digitaleconomy.symflow.com/)라는 SNS를 통해 실시간 질문을 보낼 수 있었다.

이날 행사의 이모저모를 정리해 본다.

◇유웅환·윤영찬 ·문용식 등 IT인들과 참석한 문재인 후보

문재인 후보는 김진표(선대위원장), 전병헌 전 의원(전략본부장), 유웅환 전 인텔 수석매니저, 국회 미방위 박홍근 의원, 윤영찬 SNS본부장(전 네이버 부사장), 문용식 전 경선캠프 가짜뉴스 대책단장(전 아프리카TV 사장) 등 20여명의 관계자들과 함께 2시 정도 모습을 드러냈다.

디지털경제협의회를 이끄는 인기협의 핵심 멤버 였던 윤영찬 SNS 본부장이 문 후보를 자리로 안내했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 불참, 임지훈·김봉진 등 참석

한성숙 인기협 회장 및 네이버 대표
문 후보가 IT 출신의 참모들과 함께 참석한 것과 달리, 디지털경제협의회의 리더 격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이자 네이버 대표이사인 한성숙 씨는 참여하지 않았다.

인기협 부회장인 임지훈 카카오 대표, 강신철 게임산업협회 대표, 변광윤 온라인쇼핑협회 대표(이베이코리아 대표),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우아한형제들 대표), 이승건 핀테크산업협회 대표(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김철균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회장 등만 참석했다.

한성숙 대표의 불참은 개인 사정으로 알려졌지만 주최측으로서 예의에 어긋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터넷 업계의 요구는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김봉진 대표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소개했다.

◇문재인 규제 철폐 약속에 환호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 및 스타트업포럼 대표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는 “디지털 경제의 강자가 세계 경제의 강자가 되고 있지만 애플 시가총액이 853조인 반면 네이버는 27조, 카카오는 6조에 불과하다. 갈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를 만들 것은 디지털 혁신기업이며,(문 부호에게)창업가 정신, 기존 제도와 충돌 시 좀 더 혁신 편에 서주는 혁신의 장려, 자유롭고 공정한 성의의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재인 후보는 “정부는 혁신 벤처기업의 마케팅 대행사가 되고, 신산업 분야부터 네거티브 규제체계로 대전환하겠다. 규제 철폐는 신산업부터 시작하고, 정착되면 기존 규제도 그리 전환시키는 게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진입규제, 행위규제, 핀테크 규제 등도 자율규제, 사후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의 보물 창고다. 한편으로는 일자리 축소를 걱정하나, 우수 자원을 보유한 한국경제는 새로운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답했다.

◇게임 마약 아니다..인디게임 직접 시연도

이날 문 후보는 나날이 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 앱 <샐리의 법칙>을 시연하며 게임 규제에 대한 생각도 나눴다. <샐리의 법칙>은 위독한 아버지를 찾아 고향으로 향하는 딸의 여정을 다룬다. 구글 인디게임 톱3에 들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게임 시연이후 “게임이 감동이 있다”며 “전병헌 의원님이 e스포츠협회장을 하시면서 과거 강제 셧다운제 개선에도 역할을 하셨다. 게임을 마치 마약처럼 보는 부정적인 인식이나 편견부터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참석자의 호응을 얻었다.

문 후보가 시연한 샐리의 법칙
◇당혹 분위기도…O2O 갈등, 통신비 비현실성 언급 없어

하지만 이날 포럼의 한계도 분명했다. 인터넷 같은 혁신 산업에 대한 규제완화는 박근혜 정부때도 천명했던 것인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문 후보만의 디지털 혁신 경제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를 테면 디지털경제협의회를 대표해서 발언한 김봉진 대표는 “기존 제도와 디지털 경제 충돌 시 좀 더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혁신 쪽에서 규제를 검토해 달라”고 언급했지만, 문 후보는 뚜렷한 답변을 못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대통령을 표방한 문 후보로서는 현재 배달앱과 포털 등 인터넷기업의 O2O(온·오프라인연결) 서비스를 둘러싼 중소기업 중앙회나 소상공인연합회와의 갈등에서 갈팡질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배달의민족과 중기중앙회는 배달앱의 중소상공인 시장 침해 여부를 묻는 설문지와 명예훼손과 관련 고소 사건을 진행 중이다.

문 후보의 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이 현실성이 없고 이통사에 수 조원의 적자를 내게 만들며 알뜰폰 업계에도 치명적이 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전기안전법의 지나친 규제가 디지털 혁신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나, 국가가 직접 최대 50조 원이 드는 5G 통신망을 직접 구축해 예산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명확한 해명이 없었다.

문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5세대 네트워크는 미래 산업을 이끌 원동력”이라면서 “이통3사의 개별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네트워크의 공익성 강화를 위해 정부가 직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가, 통신사 국유화 논란이 제기되자 권혁기 부대변인은 “문 후보 발언은 5G 직접 투자가 아니라 이통3사가 투자한 뒤 부족한 부분을 국가가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캠프 측 다른 관계자는 “이통3사 중복투자 방지 의미일뿐 국가 투자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캠프 내에서는 이미 박근혜 대통령 시절 추진된 “재난안전통신망 투자를 5G 국가 투자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하는 등 오락가락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문재인 후보 질문이 올라온 심플로우(http://digitaleconomy.symflow.com/) 질문 중 하나
심플로우에 올라온 문재인 후보 질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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