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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의 기호학]②리본 넘어 모자·우산까지…해외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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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17.03.07 05:45:00

''파란 리본·분홍색 모자'' 反 트럼프 상징 등장
러시아 ''하얀 리본''·홍콩 ''노란 우산''으로 저항
온라인에서는 ''색깔''로 정치·사회적 의사 표명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배우 루스 네가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파란 리본’을 달고 참석했다(사진=AP 뉴시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해외에서도 기호와 상징을 통해 정치·사회적인 의사를 표명하는 행위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 방식 또한 리본에만 머물지 않고 모자, 우산 등 다양한 종류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스타들의 ‘파란 리본’이 눈길을 끌었다. 전통적으로 ‘파란 리본’은 검열에 대한 반대와 표현의 자유를 뜻했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해 법정투쟁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상징으로 이용되고 있다.

영화 ‘러빙’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에티오피아계 배우 루스 네가, 애니메이션 ‘모아나’로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린 마누엘 미란다, 모델 칼리 클로스 등은 파란 리본으로 미국시민자유연맹을 지지했다. 영화 ‘라 라 랜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도 시상식 이후 진행한 화보 촬영에서 파란 리본을 달아 이들과 뜻을 함께 했다. 루스 네가는 “그들(ACLU)은 시민 권리를 위해 싸운다. 나는 그들을 완전히 지지하며 우리 모두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일종의 감시자로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도 지금 그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 트럼프’의 또 다른 상징은 분홍색 털실로 만든 모자인 ‘푸시햇’(pussyhat)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1월 21일 미국 각지서 열린 ‘2017년 여성 행진’에서 등장했다. 여성의 성기에 대한 비하의 뜻을 담고 있는 ‘푸시’(pussy)라는 단어의 부정적 의미를 희석시키고 다양성과 배려의 힘을 보여주자는 뜻을 담고 있는 상징이다. BBC를 비롯한 외신은 ‘푸시햇’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2005년 “당신이 스타라면 여성의 성기(pussy)를 움켜쥘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한 저항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여성 행진’은 여성 인권은 물론 성소수자 인권 증진과 이민자 정책 개혁, 인종 차별·노동·환경 문제 등을 제기했다. 해외 유명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케이트 블란쳇은 자신의 딸과 함께 ‘푸시햇’을 쓰고 시위에 동참했다. 마돈나·스칼렛 요한슨·크리스틴 스튜어트·엠마 왓슨 등 여자 배우는 물론 팝 가수 존 레전드 등 남성 스타도 함께해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행진을 벌였다.

러시아에서는 2011년 일어난 반정부 시위에서 ‘하얀 리본’이 저항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러시아 의회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그리고 당시 총리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현 러시아 대통령의 독재 가능성을 우려해 촉발된 시위였다. 정직과 순결을 뜻하는 하얀 리본을 부정선거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2014년 홍콩에서 일어난 일명 ‘우산 시위’에서는 민주화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중국 정부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친(親)중국 인사만 후보로 나설 수 있도록 하자 이에 반대하는 뜻에서 홍콩 대학생을 중심으로 일어난 시위였다. 노란 리본으로 중국 정부에 대한 저항의 뜻을 표했던 홍콩 시민은 이후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노란 우산’으로 이에 맞섰다.

온라인에서는 구체적인 기호와 상징보다는 ‘색깔’을 주로 이용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프로필 이미지에 색깔을 입히는 방식으로 정치·사회적인 의사를 표명할 수 있게 해왔다.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 국가(IS)의 테러가 일어났을 때는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흰색·빨간색의 프로필 이미지를 제공했다. 같은 해 7월 미국 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헌 판결에는 무지개 색깔의 프로필 이미지를 제공해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지난 1월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17년 여성 행진’에서 시민들이 분홍 털실로 짠 모자 ‘푸시햇’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사진=AP 뉴시스).
지난 1월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17년 여성 행진’에서 시민들이 분홍 털실로 짠 모자 ‘푸시햇’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사진=AP 뉴시스).
지난 1월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17년 여성 행진’에서 시민들이 분홍 털실로 짠 모자 ‘푸시햇’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사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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