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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3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 방안’에서 세종시의 전매 제한 기간을 1년에서 ‘소유권 이전등기’(입주 시점)까지 늘렸다. 아파트 분양 계약을 맺은 날부터 입주 때까지 분양권 거래를 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재당첨 제한 기간도 3년(전용면적 85㎡ 초과는 1년)으로 늘고 중복 청약했다 동시에 당첨될 경우 당첨을 취소하고 1년간 청약을 할 수 없다는 조항도 추가됐다.
투자 수요가 활개치며 ‘투기자유구역’으로까지 불리던 세종시로서는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세종시는 전국에서 아파트 분양권 전매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 92만 4722건 가운데 31만 5939건(34.1%)이 분양권 거래였다. 세종시의 경우 분양권 거래 비율이 전국 평균의 2배를 웃돈다. 총 1만 5347건의 아파트 매매거래 중 분양권 거래가 1만 2236건(80%)을 차지한 것이다. 세종시 보람동 B공인 관계자는 “11·3 대책 등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투자 문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달에만 아파트 3790가구가 세종시에 쏟아질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내년부터 시행될 잔금대출 규제 전에 서둘러 분양에 나서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일 원건설이 L10블록에 힐데스하임 2차 아파트(전용 107~209㎡ 345가구)를 분양한 데 이어 포스코건설·금성백조 컨소시엄이 오는 9일 L4블록에 더샵 예미지(전용 45~109㎡ 1904가구)를 선보인다. 대림산업·대우건설 컨소시엄도 이달 2-1생활권 M5블록에서 ‘세종 e편한세상 푸르지오’(전용 59~84㎡ 1258가구)를 공급한다.
상황이 이렇자 6개월째 한 가구도 없던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이달 분양 물량 가운데 수요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중대형 물량이 꽤 있어 계약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이달 분양 성적에 따라 미분양 가구가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