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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도 인생의 지표가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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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I 2016.09.28 06:17:00

동양고전 속 70여개 사자성어 통해
리더가 배워야 할 위기극복 지혜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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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결정적 한마디
김봉국ㅣ364쪽ㅣ시그니처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때는 중국의 전국시대. 초나라 임금인 양왕은 주변의 간신배를 물리치라는 장신의 충언을 듣지 않고 오히려 화를 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장신은 조나라로 몸을 피했다. 반년 후 초나라는 진나라에 침공을 당했다. 양왕은 장신의 말이 옳았다며 뒤늦게 장신을 찾는다. 다시 주군 앞에 선 장신은 이렇게 말한다. “토끼를 발견하고 사냥개를 불러도 늦지 않은 것이고 양이 달아난 뒤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습니다.”

전한시대의 학자 유향은 ‘전국책’에서 양왕과 장신의 일화를 예로 들어 ‘망양보뢰’(亡羊補牢)라는 사자성어를 내놓는다.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뜻이다. 한국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슷한 속담 탓에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양을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 과연 부질없는 일일까.

대기업 평사원에서 기자로 변신해 언론사 대표까지 오른 저자는 인생의 고비가 있을 때마다 ‘논어’와 ‘맹자’ ‘한비자’ ‘장자’ 등 숱한 동양고전에서 답을 찾았다. 그러곤 그 과정에서 추린 사자성어에 담긴 동양고전의 정수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하며 던져 놓는다. 승풍파랑(乘風破浪·실패해도 꿈을 크게 가져야 하는 이유), 수주대토(守株待兎·운은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다닌다), 개관사정(蓋棺事定·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수도선부(水到船浮·반드시 밀물 때가 온다) 등 70여개의 사자성어를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흔들리고 외로운 리더들이 본질을 꿰뚫고 중심을 잃지 않는 ‘결정적 한마디’로 추렸다.

‘망양보뢰’를 두고는 일이 벌어진 뒤 수습하려 드는 것은 어리석지만 손을 놓고 있는 것보다는 낫다는 뜻으로 참고할 만하다고 했다. 공자의 논어의 첫머리에 나오는 배우고 때맞춰 익힌다는 의미의 ‘학이시습’(學而時習)은 리더가 지녀야 할 독서의 기본자세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읽은 것을 자신의 생각으로 체화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도 눈속임이 아니라 인생은 어차피 본전이란 의미로 생각한다면 훌륭한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풀을 엮어 은혜를 갚는다는 ‘결초보은’(結草報恩)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으면 잊지 않고 사례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지 않는다. 오히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을 줘야 훗날 ‘결초보은’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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