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30년 전까지만 해도 한달 봉급이 50만원이었고, 월세는 보증금 100만원에 3만원이었다”
아버지의 옛날 얘기를 듣다보니 문득 궁금증이 생겨난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기업 40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직 남성의 평균 월급이 254만원으로 나타났다.
30년새 월급이 5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물가가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늘어난 소득 규모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때 쓰이는 것이 바로 물가지수이다. 물가지수는 두 시점간의 화폐가치를 비교하는 데 유용하다.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1985년 7월 34.21에서 2015년 7월 110.04로 상승했다. 2014년 물가수준은 1984년에 비해 3.216배 높아졌다. 따라서 30년전 50만원의 월급을 현재가치로 따지면 163만 6000원에 이른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득은 사실상 1.5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밖에 물가지수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측정하는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조원이었던 자동차 구입액이 올해는 11조원으로 10% 증가했다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물가가 상승하는 경우에도 소비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실질금액이 필요하다.
만약 물가지수가 10% 상승했다면 실질금액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3% 상승했다면 나머지 7%는 자동차에 대한 소비량이 늘었거나 더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소비한 것이기 때문에 가계의 생활수준은 그만큼 좋아졌다고 봐야한다.
또한 물가지수를 통해 경기변동을 가늠할 수도 있다. 물가는 총수요가 증가하는 경기 상승기에는 오름세가 커지고, 총수요가 줄어드는 경기하강기에는 상승세가 둔화된다.
경기가 좋아져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상품의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해 상품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반대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 공급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면서 상품 가격도 하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