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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호황 믿은 고분양가…결과는 집값 하락
올해 들어 주택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1순위 청약자만 수만명이 몰리는 단지가 나오는 등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 상승세 속에 분양가가 슬금슬금 오르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106만원으로 분양가 상한제 시행(2007년 9월) 직전인 2007년 상반기(1110만원)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공공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물량이 몰렸던 경기권 분양가(1050만원)는 2007년 상반기(941만원)보다 11.6%가량 올랐다. 하지만 과거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전후해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던 단지들은 시장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여전히 분양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과도한 분양가가 애써 살아난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GS건설(006360)과 벽산건설이 2007년 말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내놓은 ‘일산 위시티’ 아파트(전용 84~252㎡ 7225가구)는 시장 호황을 믿고 주변 시세보다 30% 높은 3.3㎡당 1450만원으로 분양가를 잡았다. 결과는 참혹했다. 전체 물량의 80% 이상이 미분양됐고, 그 여파로 벽산건설은 법정관리를 거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7억원 정도에 분양됐던 전용 123㎡형 아파트는 현재 5억 2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 같은해 9월 삼성물산(000830)이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공급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아파트(전용 84~179㎡ 2939가구)도 전용 149㎡형 가격이 현재 7억 7500만원 선으로 아직도 분양가(9억 6022만원)를 훨씬 밑돌고 있다.
◇“청약 전 적정 분양가 여부 따져봐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한강변 개발과 재건축 호재를 타고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은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 건설업계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개발 호재 지역에 값비싼 새 아파트를 내놓았지만 미분양과 입주 후 가격 하락이 또다시 반복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한강변 개발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부상했던 성동구 성수동. 대명종합건설은 2009년 4월 이 곳에 최고급 아파트를 표방한 ‘대명루체’(전용 84~117㎡ 114가구)를 공급하며 분양가를 강남 수준인 3.3㎡당 2536만~3207만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당시 9억~11억원에 분양했던 전용 84㎡형 아파트의 매매가는 지금도 7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현대산업(012630)개발이 강동구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2009년 10월 선보인 고덕 아이파크(전용 59~178㎡ 1142가구)도 3.3㎡당 공급가를 주변 시세(1619만원)보다 1000만원이나 높은 2595만원으로 결정했다. 강남권 재건축 대단지라는 이름값 덕분에 청약은 1순위에서 마감됐다. 그러나 이후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고 최대 40% 할인분양까지 해야 했다. 이달 기준 전용 84㎡형 아파트값은 6억 7000만원선으로 최초 분양가(8억 5000만원)보다 20%이상 빠졌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주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는 입주 후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약 전 교통·교육·주거환경 등 미래 가치를 반영한 적정 가격인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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