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으로 주차 도와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기아자동차 K9, 르노삼성 SM7 같은 국산 고급차나 BMW, 인피니티 등 수입 고급차를 주차하다 보면 모니터에 신기한 영상이 뜬다. 마치 위에서 차를 내려다보는 듯한 모습이다. 후방 레이더나 카메라 같은 주차보조시스템과 달리 전후좌우가 다 보이기 때문에 초보운전자도 주차하기 쉽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장치다.
차량 지붕 위엔 분명히 카메라가 없는데 어떻게 이런 영상을 구현할 수 있을까. 비결은 차량 전후좌우에 숨겨진 4대의 카메라에 있다. 차량 앞뒤 엠블럼과 사이드미러 밑을 보면 AVM을 위한 고화질 카메라가 숨어 있다. 이를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4개 카메라 영상은 서로 조합하는 과정에서 왜곡되는 부분이 생기지만, 자체 보정을 통해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카메라 위치는 차량마다 조금씩 다르다.
| 르노삼성 SM7 차량에 장착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시스템 카메라 모습. 앞 엠블럼과 뒤 트렁크 손잡이 쪽, 양 사이드미러 하단에 숨어 있다. 김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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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7에 옵션으로 적용된 AVM 영상 및 조작키 모습. 김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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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콘티넨탈이나 프랑스 발레오를 포함한 세계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이 AVM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도 이미지넥스트라는 전장용 카메라 시스템 업체가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의 고급 차종에 AVM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완성차뿐 아니라 국내 200여 시공업체가 100만원(국산 중형차 기준) 전후의 가격에 AVM 시스템을 장착해 주고 있다. 일부 튜닝 마니아는 블랙박스와 AVM을 비롯한 각종 장비를 위해 10개에 달하는 카메라를 차량 내 설치하기도 한다.
AVM은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이나 버스, 캠핑카, 소방차, 탱크 같은 특수차량에도 일부 도입돼 있다. 사각지대 사고 위험이 큰 어린이용 차량 등에도 최근 시범 도입되는 추세다.
차량용 카메라는 최근 단순히 주차보조기능에 그치지 않고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차선을 감지하는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앞차와 충돌 위험 때 차를 멈춰주는 추돌경보시스템(FCW) 등은 이미 상용화됐다. 이를 위해서는 카메라와 함께 센서와 전자제어장치(ECU)가 조합된다. 그 밖에도 AVM에 녹화 기능을 더한 블랙박스라든지, 주차장에서 스스로 공간을 찾아 주차하는 무인발렛주차 기술 등 다양한 새 기술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무인발렛주차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이미지넥스트사 백원인 대표는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의 발전은 운전 취약자를 보호하고, 무인자동차 상용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어린이용 다목적차에 적용된 AVM 구현 모습. 운전석 모니터에 차량 주위 사각지대 아이들의 움직임이 고화질로 포착된다. 이미지넥스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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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넥스트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무인주차발렛시스템 개요. ETRI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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