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열린 ‘아프리카혁신정상회의 2013’(TAS 2013) 참석 중인 이 회장은 29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KT 지배구조에 대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나이쯤 되면 사심이 없어진다”며 “(아프리카 진출을 통해 KT와 국민에게) 훨씬 넓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3’에서의 발언과 온도 차가 난다.
당시 이 회장은 정치권의 KT 지배구조 개입 논란에 대해 긴 시간을 할애해 자신의 뜻을 밝혔다. “주인 없는 기업이 외부의 힘으로 거버넌스 시스템이 바뀔 우려가 있을 때 우리 노력으로 지키기는 어렵지만, 박 대통령은 원칙주의자여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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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나는 정면돌파라는 단어를 모른다”면서 “세상의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 심겠다는 그런 것”이라고 밝혀, 스스로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거대 쓰나미를 어찌 돌파하겠나”라면서 “나한테 주어진 시간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내 나이쯤 되면 무슨 사심이 있겠나. 거취는 내가 판단할 문제 아니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비자금 의혹과 배임혐의 반박
비자금 조성을 위한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선 “그걸 믿느냐”며 “지난 4~5년 동안 KT를 투명한 회사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1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1997년 한보사건 때 자신의 계좌에서 거액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당시 언론이 나를 최고 나쁜 사람으로 썼다. 어떤 논객은 나더러 태평양에 빠져 죽으라고 썼다. (언론이)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모르지, 내가 하나님과 계약해 돈을 지구에 안 두고 하늘에 뒀는지…”라며 부인했다.
참여연대가 고발한 벤처기업 인수 시 배임혐의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KT가 그동안 실시한 인수합병이 실패한 적 있느냐”며 “벤처기업은 인수하면 (수익을 내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적 있다…KT는 시스템으로 움직여
낙하산 인사 우대와 기존 직원 차별 논란에 대해서는 “이석채에 밉보이면 임원도 하루아침에 나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던데 사실이 아니다”며 “KT는 한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기업”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과거에도 보통 사람 같으면 총을 12번은 맞았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현실을 개혁했다”며 “내가 지난 자리에는 엄청난 업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타워팰리스 거주 논란에 대해서도 “KT에 와서 개혁하려 하니 날 죽인다는 사람 여럿 있었다”며 “타워팰리스로 옮긴 것은 가족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르완다 진출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르완다에서 출국한 후 다른 나라에 가야 된다”며 “아프리카 큰 국가 원수가 내가 귀국할 때 들러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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