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학과를 '간판'으로 키워라"

이정혁 기자I 2012.11.22 08:30:46

4년간 등록금 전액 면제·교수 채용 시 우대 등 파격 혜택
"한국형 스티브 잡스 배출" 융합학과 인기
졸업 후 대기업 취업 보장 학과는 점수 상승

[이데일리 이정혁 기자]최근 주요대학들이 기존학과와 차별화된 특성화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대학들은 특성화학과를 ‘간판학과’로 내세우기 위해 파격적인 장학혜택을 내걸고 우수 학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전략연구실장은 “주요대학들의 특성화학과는 대부분 아직까지 졸업생을 배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지만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일부 대학의 특성화학과는 4년간 등록금 전액 면제와 취업까지 보장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내건 만큼 적성에 맞는 수험생이라면 지원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 특성화학과 졸업하면 교수 채용 시 우대

가장 눈길을 끄는 대학은 숭실대학교 특성화학과. 숭실대는 금융학부, 국제법무학부, 글로벌통상학과, 의생명시스템학부 등 4개 학과를 지난해 신설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들 특성화학과는 입학하자마자 외국인 교수에게 밀착형 영어교육을 받는다. 특성화학과 학생은 일본어와 중국어 등 제2외국어도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여기다 4년간 등록금 전액 면제, 매월 40만원의 학업지원비, 기숙사 무료 입실, 교환학생 파견 시 2000만원 지원 등의 파격적인 장학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특성화학과 졸업생이 아이비리그 등 해외명문대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면 2년간 4000만원을 지원하고 숭실대 교수 채용시 우선 배려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숭실대 특성화학과 모집인원은 ▲금융학부 21명 ▲국제법무학과 9명 ▲글로벌통상학과 25명 ▲의생명시스템학부 8명 등이다.

김정헌 숭실대 입학처장은 “확실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커리큘럼과 장학금을 바탕으로 특성화학과를 간판학과로 키울 것”이라며 “올해 정시모집에서 특성화학과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입학과 동시에 대기업 취업 보장

입학과 동시에 대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대학도 있다. 울산대학교는 조선소가 위치한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조선해양공학부 등 4개 학과를 ‘세계일류화사업’으로 지정하고 현대중공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울산대 재단인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공학부를 세계 최고 학과로 키운다는 방침 아래 지금까지 16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조선해양공학부에 입학한 학생은 4년간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고 현대중공업 취업이 보장된다. 이진태 조선해양공학부 학부장은 “장학금을 늘리고 취업을 보장한 덕분에 수능 성적 평균이 1.5등급 올랐다”며 “서울 등 다른 지역 우수학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 후 군 장교로 복무할 수 있는 학과도 봇물이다.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는 올해 30명 규모의 사이버국방학과를 신설했다. 고려대와 국방부가 손잡고 상위 1% 엘리트 사이버보안 전문장교를 키우기 위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다. 졸업 후 사이버사령부 등 사이버국방 관련 기관에서 7년간 장교로 의무 복무한다.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도 해병대사령부와 협약을 맺고 해병대군사학과를 올해 처음 설치했다. 이 학과는 총 정원 30명으로 졸업하면 7년간 해병대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 융합형 교육으로 차별화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융합이 화두다. 대학 역시 마찬가지. 서강대는 다른 대학보다 발 빠르게 융합형 교육을 채택했다. 서강대는 지난 3월 아트&테크놀로지전공을 신설하고 신입생을 받기 시작했다. 서강대는 아트&테크놀로지전공을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과 카네기멜론대학교 ETC(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처럼 키우겠다는 포부다.

건국대학교도 이번 정시모집부터 동물생명과학대학에 바이오산업공학과를 신설했다. 단과대학은 자연과학에 속하지만 바이오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경제와 경영 등 경영학과의 커리큘럼을 채택했다. 올해 첫 신입생으로 42명을 선발한다. 상명대학교는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IT와 법학 등을 융합한 지적재산권학과를 설치하고 저작권·특허권·상표권 같은 지적재산권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학생들이 현대중공업에서 현장 실습을 받고 있다. 울산대 특성화학과인 조선해양공학부는 졸업생 전원을 현대중공업 취업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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