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메카 실리콘밸리, 여전히 어려워..실업률 큰 폭 증가

정태선 기자I 2002.07.29 09:38:35
[edaily 정태선기자] 전세계 IT기업의 메카로 군림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분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먹구름 만 더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의 주가 폭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두려움과 좌절감은 더욱 깊어지고 IT산업을 주도하던 실리콘밸리의 명성은 색이 발해가고 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 드리워지고 있는 먹구름의 악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 관련업계는 물론 전세계 자금시장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190여개 IT기업 모임인 실리콘밸리매뉴팩처링그룹의 칼 가디노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들의 한숨이 그치질 않고 있다”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 기업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다시 회복돼 IT관련 투자가 늘어나길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지만 침체된 경기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만 커가게 하고있다.

기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요소는 될 수 있겠지만 실리콘밸리의 CEO들은 이런 긍정적인 전망마저 두려워하고 있다. 즉 기업실적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전망치에 못 미칠 경우 오히려 긍정적인 투자전망이 하향 조정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그나마 바닥세인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IT시장의 붐이 꺼진 이후로 실리콘밸리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만 1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6월 이 지역의 실업률은 전년동기의 4.6%에서 7.6%로 증가했다. 지난 2000년 산타클라라의 6월 실업률은 1.3%를 기록했었다.

이 지역에서 구인구직을 담당하고 있는 노바 워크포스보드(NOVA WorkForce Board)의 마이크 쿠랜은 “실리콘밸리의 고용시장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와 연결된 다른 카운티에서도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고당한 엔진니어들이 시간당 8달러짜리 직업에 지원하고 있고 40대로 해당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사회초년생인 10대들과 경쟁하고 있을 정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리콘밸리의 침체는 모든 분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영어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단순노동자 뿐아니라 주요 부서에 핵심간부들까지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의 시스코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감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이 지역에 불어닥친 노동시장의 한파는 1년이상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는 아직까지 자신들의 상징인 희망과 긍정의 정신을 완전히 상실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디노 실리콘밸리그룹 회장은 대부분의 CEO들이 기업혁신을 통해 다시 한번 실리콘밸리의 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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