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의 핵심은 자산을 축적해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축적한 자산을 잘 지키는 것이다. 보험은 노후 자산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다. 국민연금공단 조사에 따르면 노후 적정 월 생활비는 부부 268만 원, 1인 가구 165만원이다. 그러나 이는 큰 질병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다. 우리나라 국민이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가 1억원이 넘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65세 이후에 지출된다. 게다가 의료비 대부분은 사망 직전에 발생해 노후 경제를 압박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어떻게 보험을 준비해야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은퇴를 앞둔 고객들과 상담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후회에 빗대 세 가지로 요약해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 후회는 ‘빨리 가입할걸’이다.
보험은 나이가 어릴수록, 건강할수록 가입에 유리하다. 어리고 건강할 때 비갱신형 보험에 가입하면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은퇴를 앞두고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가 비쌀 뿐만 아니라 납입 기간에 대한 부담도 높아진다. 일찍 가입하면 늦게 가입한 사람보다 적은 납입액으로 같은 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는 복리 효과로 가입이 빠를수록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경제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을 때는 보험료 부담이 적지만, 은퇴를 앞두고 일정한 소득이 끊기면 보험료 지출은 부담이 된다. 60세를 정년으로 봤을 때 최소 40세 이전에 가입해야 20년 납입하는 보험을 유지할 수 있다. 뒤늦게 가입하는 경우 보장 범위가 줄거나 아예 가입이 불가능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리 가입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는 이유다.
두 번째 후회는 ‘진작 살펴볼걸’이다.
보험 가입 후 어떤 보험에 어떤 조건으로 가입했는지 대부분 잊고 산다.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보장받기 위해서는 평소 보험의 보장 내용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엔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상속세 부담이 커지자 종신보험을 활용하기도 한다. 상속재산이 10억원을 초과하면 상속공제 10억원(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공제 5억원 외 다른 공제 사항이 없는 경우 가정)을 차감해도 상속세가 과세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하면서 집 한 채만 소유해도 상속세를 고민해야 한다. 상속세는 다른 세금에 비해 세율이 높으며, 상속개시일 이후 6개월 내 현금 납부가 원칙이다. 상속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된 경우 가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유족의 주거 환경을 위태롭게 만든다. 종신보험이 잘 마련돼 있다면 남은 가족을 위한 자산을 확보하고 상속재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험을 생애 주기에 맞춰 어떻게 활용할지 준비해 둔다면 가족의 삶은 흔들리지 않는다. 보험은 가입했다고 끝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에 따라 집이나 자동차 크기를 키우는 것처럼 보험도 그에 맞춰 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 번째 후회는 ‘해지하지 말걸’이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보험 해지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오랜 기간 유지한 보험을 해지하면 환급금이 커 솔깃하기 때문이다. 해지 후 새로 가입한 보험의 보험료가 줄었다고 기뻐하긴 이르다. 보험약관을 살펴보면 과거에 가입한 보험보다 더 좋은 조건은 많지 않다. 보험 해지는 총 납입금액과 기간 등을 상세히 따져 본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오래 유지한 보험의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담당 설계사와 논의해서 방법을 찾아보자. 각 보험사는 보험료 감액완납, 연장정기, 납입유예제도, 자유납입 등의 제도를 운영한다. 중간에 해지하면 손해지만 끝까지 잘 유지하면 가장 큰 혜택으로 다가오는 게 보험이다.
최근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껄무새’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살걸’, ‘팔걸’, ‘뺄걸’ 등 처럼 과거를 후회하는 표현과 ‘앵무새’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용어다. 나중에 ‘보험 껄무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후회를 반면교사 삼아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