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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간 저축은행 자산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을 살펴보면 2018년 1~4분기에는 각각 14.7%, 16.2%, 14.9%, 16.4% 성장해 분기별로 평균 15.6% 성장했다. 2019년에는 자산 증가율이 1~4분기 14.1%, 10.8%, 12.1%, 11.1%로 분기 평균 12.0% 수준이었다.
◇코로나19·부동산 호황으로 자산증가율 급상승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고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지난해부터 자산 증가율이 급격하게 뛰었다. 2020년 2분기 16.5%, 3분기 15.0%, 4분기 19.2%를 기록하며 10% 중후반대로 올라섰고, 올해는 1분기 26.2%, 2분기 24.1%를 거쳐 3분기 32.1% 자산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이는 대출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서민 경제가 위축되면서 생계형 자금수요뿐만 아니라 묻지마 투자 확산에 따른 투자금 수요도 함께 늘어 가계신용대출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득 하위 30%의 저축은행 신용대출 증가율은 2019년 말 8.8%에서 2020년 말 22.8%, 올해 1분기 24.7%로 지속 상승했다.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저축은행이 이른바 ‘풍선효과’의 혜택을 입었고, 정부가 대출 상한선을 낮추면서 중금리대출을 장려한 것도 저축은행 호황의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대출을 이미 보유한 차주의 저축은행 신규대출 금액은 2018년 8조5000억원에서 2020년 13조4000조원으로 증가했다. 일반은행과 저축은행의 자산증가율 비교에서도 풍선효과가 감지된다. 올해 1~3분기 일반은행 자산 증가율 평균은 9.2%였는데, 저축은행의 경우 27.5%로 18.3%포인트 더 높았다.
기업들도 저축은행에서 차입을 확대하면서 저축은행의 자산 확대에 일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부동산업 관련 대출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7조8000억원으로 2011년 9월(8조8000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 가계대출 관리 강화…“올해보다 업황 악화할 것”
다만 내년에는 올해 같은 호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녹록한 상황이 아니어서다. 먼저 내년부터 강화되는 차주별 DSR 규제로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을 이용하려는 가계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이 넘는 차주의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은행권은 40%, 제2금융권은 50% 등 연소득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한다. 2금융권의 경우 기존 60%에서 50%로 줄어든다.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업대출 여건도 좋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0주째 둔화하고 있으며, 서울 은평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이외에도 올해 저축은행 성장의 주요 원인이던 대출 증가가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크다.
중금리대출 취급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내년중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규제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부동산 경기 상황에 따라 부동산 PF대출의 부실도 커질 수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리는 등 금리 인상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총량규제를 통해 제2금융권을 조이고 있다”며 “내년에는 저축은행 업황이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