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도하지 않은 일반적 포사격 훈련을 공개한 경우는 흔치 않은 만큼,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다른 국가들처럼 일상 훈련을 진행했다는 모습을 부각하려는 의도인 동시에 국방력 강화에 대한 이중잣대를 철회하라는 한미에 보내는 압박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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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사격 경기는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조선인민군 제1차 군정 간부강습회에서 제시한 전투적 방침을 높이 받들고 조선인민군 기계화부대들에서 기동 포병 전투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진행한 훈련 정형을 검열 평가하며 전군에 경쟁적인 훈련 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키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기계화부대에 소속된 대대급 포병 부대가 전차 등 이동하는 부대를 포 사격으로 지원하는 훈련을 했다는 의미다. 훈련은 추첨으로 화력진지 위치와 사격 순차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연합부대장들은 기계화부대들을 포병화력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술 및 화력 임무를 하달받은 뒤 포사격을 직접 지휘해 목표를 타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박정천 상무위원이 훈련을 지도했으며, 박 상임위원은 경기 성적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 박정천은 지난 6월 방역 실패의 책임을 지고 강등됐으나 지난 9월 북한 최고 권력 5인인 상무위원으로 승진해 군부 서열 1위로 부상했다. 박정천은 지난달 주요 무기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하거나 지도하며 완전히 실각한 것으로 분석되는 리병철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북한은 이번 사격 경기 훈련 사실을 전하면서 한미를 비난하거나 위협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다른 국가들처럼 일상적인 훈련을 진행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들어 북한은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를 도발로 매도하는 ‘이중기준’에 대해 철폐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없이 북한군 고위 간부가 참관한 일상적인 포사격 훈련을 공개한 경우도 흔치 않다. 가장 최근 공개한 사례를 보면 2016년 4월 12일 “철천지원쑤 미제침략자들과 박근혜악당무리들을 격멸소탕하기” 위해 진행한 포사격 훈련이 전부다. 당시 중앙통신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리명수 총참모장이 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한미에 저강도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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