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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에는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이들 중 정인양 부검 감정의와 법의학자가 출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한 만큼 앞선 공판에 이어 증인 신문을 통해 사망 당일 정인양이 사망에 이르게 될 것을 인지했는데도 계속 폭행했다는, 즉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는 주장을 입증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공판에선 정인양이 다녔던 어린이집의 원장과 교사, 정인양의 입양 등을 담당했던 홀트아동복지회 사회복지사, 장씨 부부의 이웃 주민, 장씨 지인, 장씨에 대한 심리검사 등을 담당한 심리분석관 등이 차례로 나와 정인양이 양부모에게 지속 학대당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진술을 꺼냈다.
증인으로 참석한 심리분석관은 장씨의 임상심리평가 결과에 대해 “지능·판단 능력은 양호했지만,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모자란 모습을 보였다”며 “관련 검사에서 장씨는 사이코패스로 진단되는 25점에 근접한 22점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무책임성, 공격성, 높은 충동성 등에 미뤄보면 아이를 밟거나 학대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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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측은 “감정 결과를 봐도 장씨가 정인양을 미필적 고의로 죽이려고 했던 게 아니라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며 “장씨는 정인양의 발로 복부를 밟은 적도 없고, 그 밖의 행위를 인정한다고 해도 장씨는 당시 정인양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인양이 사망 당일 복부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양아버지 안씨 측도 “안씨가 정서적 학대를 처음부터 계획했던 건 아니고, 정인양과 친밀하게 장난치는 과정에서 과한 점이 있었다”며 “돌이켜보니 학대였으며, 미필적 고의에 가까웠다”고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안씨는 지난달 법원에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제출했고, 지난 공판 뒤엔 취재진 앞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한편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제안하고, 재판이 열리는 법원 앞에 근조 화환을 놓았던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은 앞선 공판 때처럼 법원 앞에 나와 양부모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재판부에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