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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현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 경제’는 물론 규제를 풀어야 할 ‘혁신성장’마저 기업 옥죄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을, 공정 경제는 기업규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등을 낳았다”며 “나머지 한 축인 혁신성장이 규제 개혁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마저도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과 같은 규제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에도 기업의 이익을 협력사와 나누는 이익공유제와 백화점·복합쇼핑몰 영업제한 등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유통법) 등이 추진되는 등 규제 일변도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규제는 기업의 투자 제약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일자리 감소와 고용의 질 하락이라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드는 일자리는 질을 담보하기 힘들고 지속도 불가능하다”며 “중장기적으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곧 잘 사는 나라로 이어지니 시장자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기존 법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함에도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는 등 기업 옥죄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주로 교육·훈련 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기업 입장에선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 일자리보단 숙련공을 고용하는 등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일자리는 항구적이 대책이 될 수 없는 만큼 규제 완화로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과의 ‘소통창구’ 마련” 한 목소리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인 만큼 규제입법 재검토 등으로 기업에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 속에서도 대만은 반도체 산업 육성 등에서 성과를 내며 한국을 추월할지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기존 규제 입법을 재검토하는 등 기업 활동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국회가 규제를 만들기만 하고 말 것이 아니라 기업과의 소통창구를 마련해 사후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기업과 충분히 머리를 맞대지 않고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통과된 법들이 많다”며 “사후에라도 피규제 대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마련해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새 경제단체장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준선 교수도 “기업규제 3법 등 반기업법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통과된 만큼 당장 다시 개정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 추후 부작용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도록 기업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