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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출범한 한국택시협동조합은 국내 최초의 택시협동조합으로 이름을 알렸다. 택시기사들이 십시일반 출자한 금액으로 법정관리 상태의 택시회사를 인수하면서 출발했다. 출자금을 내는 대신에 택시기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사납금을 없애고, 수익금을 조합원에 배당하는 구조여서 ‘착한 택시조합’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합은 지난 2017년부터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초대 이사장이었던 박계동 전 국회의원이 공금을 임의로 사용한다는 의혹 등 독단적으로 경영한다는 비판을 받아 결국 해임됐고 지난 2018년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내분은 이어졌다. 새로운 경영진들 역시 회계 부정 등의 의혹을 받으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올해 3월에는 급기야 조합원이 경영진 몸에 불을 질러 해당 경영진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이탈과 운행률 하락 등으로 경영난이 악화하면서 조합은 지난해부터는 조합원에게 임금조차 주지 못하는 임금체납 상태가 됐다. 1인당 2500만원의 출자금을 위해 은행 대출을 받은 일부 조합원의 경우엔 수익금 배당으로 충당하던 대출 이자조차 막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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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절차를 신청했지만 조합이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합원 수와 운행률이 급감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전반적인 택시업계 상황마저 긍정적이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휴업을 신고한 전국 택시는 총 1만2685대로 지난해 전체 휴업신고 택시(6941대)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전(前) 경영진이었던 조합 관계자는 “경영진이 바뀌었지만 출자금 반환 소송이 계속되고 있고 조합이 기본적인 감사보고서나 회계장부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회생절차를 거치더라도 정상화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