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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2020 증시]동학개미 vs 외국인…진짜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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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20.12.15 05:30:00

①증시 큰손으로 부상한 개인…수급 판도변화
개인투자자 46조 순매수..역사상 최대
`개미 인권 신장의 해`..공매도 말빨 먹혀
외국인, 금융위기 이후 최대 매도
수익률은 외국인이 개인보다 7배 높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020년은 우리나라 증시 역사상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증시가 연일 폭락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역사상 최단 시간내 ‘V자’ 반등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2800을 향해 가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웠다. 코로나는 못 잡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록적인 돈 풀기에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들었다. 그 틈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는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났다. 고객 예탁금, 거래대금, 신용융자 잔고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종 이벤트에 울고 웃었던 2020년의 증시를 10가지 주제로 풀어본다. [편집자주]

46조5600억원 vs -23조8900억원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매매한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인 대유행)에 3월 코스피 지수가 1400선까지 미끄러지자 투자 기회를 직감한 개인 자금이 대거 증시로 유입되는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났다. 1980년 코스피 시장 개설 이후 연간 역대 최대 규모의 매수세가 나타났다. 개인들의 어마어마한 매수세가 코스피 지수를 ‘V자’로 회복시켰다. 반면 외국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숙명의 라이벌처럼 서로의 매매 물량을 주고 받으며 엎치락 뒤치락했다. 그렇다면 수익률에선 누가 우위를 점했을까. 그것은 오히려 주식을 내다팔았던 외국인이다.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외국인의 수익률(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기준)이 개인보다 무려 7배나 높았다. 그렇다고 개인이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올해는 ‘개미(개인투자자를 낮춰 부르는 말) 인권 신장의 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자금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이 없어도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음을 증명한 한 해였다.



◇ 역사상 최대 매수 `개인` vs 금융위기 이후 최대 매도 `외국인`


올해 증시에서 공로상을 준다면 개인투자자에게 줘야 할 것이다. 개인은 올 들어(12월 14일까지 누적) 코스피 시장에서 46조56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역사상 최대 매수 규모다. 코스닥 시장에선 16조9300억원을 순매수해 이 역시 사상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역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찍었던 2007년에도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 금액은 6조4500억원, 2018년 2600선대로 최고점을 찍었을 때도 7조500억원의 순매수에 그쳤다. 이에 비해 올해는 그야말로 ‘역대급 매수세’가 쏟아져 나온 것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의 거래대금 비중은 작년말 46.8%에 불과했으나 이달 66% 수준으로 높아졌고 7월엔 무려 72.5%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같은 기간 83.9%에서 89%대로 높아졌다. 개인이 증시를 좌우하다 보니 개인이 그토록 원망했던 공매도를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됐다. 3월 금지됐던 공매도 조치가 9월 또 다시 연장됐고 불법 공매도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인들의 공매도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도 ‘동학개미운동’이 만들어 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3조8900억원 가량을 내다팔았다. 2007년 24조7100억원, 2008년 33조6000억원을 내다 판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에서도 1조7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살 때와 외국인이 살 때 코스피 지수의 상승 탄력은 달랐다. 외국인이 개인에 비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집중 매수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사면 코스피 지수의 상승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 외국인은 올 들어 10개월간 내리 순매도하다 11월에만 4조99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약 5조원의 매수세에 코스피 지수는 11월 한 달, 14.3%나 올랐다. 반면 코로나19가 심해졌던 3월부터 개인의 매수세가 본격화돼 10월까지 내리 이어져 총 37조24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는데 이때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14.1%(2월말 대비 10월말 상승률)에 그쳤다. 개인들은 외국인보다 중소형주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 수익률에선 외국인이 개인보다 앞서


수익률에선 외국인이 개인보다 앞섰다. 같은 금액을 올 들어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9개 종목에 분산 투자(9개 종목 합계 순매수액 중 각 종목별 투자 비중 반영, 11일까지 누적 기준)한다고 가정할 때 각 종목별 연초 이후 수익률(14일까지 누적)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1억원을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했다면 4014만원을 벌게 돼 40.1%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외국인은 2억9419만원을 벌어 무려 수익률이 294.2%로 7배 넘게 차이가 벌어졌다.

개인은 삼성전자(005930), 삼성전자우(005935)를 가장 많이 사들였고 수익률도 32,3%, 54.0%로 양호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무려 204.2%, 카카오(035720)는 143.3%의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10개 종목 중 ‘KODEX 200선물 인버스2X ETF’가 마이너스 53.1%를 기록했고 한국전력(015760)(-14.0%), SK(034730)(-5.0%) 등 총 3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반면 외국인은 LG화학(051910), ‘KODEX 200 TR ETF(배당 재투자 상품)’, 신풍제약(019170) 등을 사들였다. LG화학이 무려 149.8% 오르고 신풍제약이 2096.1%나 급등했다. 알테오젠(196170)도 429.0% 급등세를 보이는 등 10개 종목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단순히 수익률로만 평가하기 아쉬운 해다. 개인들은 국내 증시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증시는 쳐다도 보지 않던 개인 자금이 증시로 오고 이런 매수세가 유지될 수 있다면 증시 색깔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했다. 46조원의 어마어마한 자금을 매수하고도 쓰지 않은 실탄(고객 예탁금)이 무려 62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증시를 ATM기처럼 들락날락하던 외국인이 증시에서 사라져도 개인들의 자금만으로도 증시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음이 증명된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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