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단기 일자리사업에 '성매매 여성' 우대채용?

박서빈 기자I 2020.08.20 05:30:17

온라인 일각서 '성매매 여성' 단기일자리 우선 채용 주장
고용노동부 "취업취약계층에 성매매 피해자 포함"
'성매매(性賣買) 피해자≠자발적 성매매 여성'
여성단체 "성매매 피해자 위한 일자리 지원 필요"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가 단기 일자리 사업에 성매매 여성을 우대채용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나랏돈을 들여 만든 단기 일자리 중 일부가 '성매매 여성'에게 우선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8000억원을 들여 단기 일자리 11만 개를 만들기로 했다.

이튿날인 15일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같은 요지의 글이 올라왔다. 성매매 경력만 있으면 정부의 단기 일자리 채용 과정에서 가산점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인천지방경찰청)


해당 게시글에는 "자기들 스스로 가X이 벌리는 애들 수백만명인데ㅋㅋ... 에휴 우리나라 답 없다", "성폭력 피해자도 아니고 성매매? ㅋㅋ 성매매 뜻을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미국에는 블랙카드가 있지만 한국에는 우먼스 카드가 있다"라는 댓글 등이 달렸다.

이 글들처럼 정부의 단기 일자리 사업은 정말 성매매 여성을 우대채용 하는 것일까.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았다.

취업취약계층에 '성매매 피해자'도 포함돼

현재 정부는 일부 단기 일자리 사업에서 '취업취약계층' 우선 선발을 권고하고 있다. 취업취약계층이 겪는 노동시장에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사진=고용노동부, 2020년 직접일자리사업 중앙부처-자치단체 합동지침 캡처)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발표한 '2020년 직접 일자리 사업 중앙부처-자지단체 합동지침'에 따르면 취업취약계층은 △저소득층 △장애인 △6개월 이상 장기 실직자 △결혼이민자 △북한이탈주민 △성매매 피해자 등이다.


성매매 피해자의 경우 단기 일자리사업에서 우선 선발되는 것은 팩트다.

'성매매 피해자' 자발적 성매매와 달라

하지만 '성매매 피해자'와 자발적 성매매 여성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매매 피해자'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는 사람에 해당한다.

(사진=국가법령정보센터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캡처)


동법 제2조 제1항 제4호에서는 △위계, 위력, 이에 준하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강요받은 사람 △업무 및 고용 관계 혹은 감독하는 사람에 의해 마약·항정신성 의약품 등에 중독되어 성매매를 한 사람 △청소년, 사물 변별 능력 및 의사 결정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사람, 중대한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서 성매매로 알선 및 유인된 사람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당한 사람 등을 성매매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성매매 피해자와 자발적 성매매 여성이 같다는 법규는 없다. 결국 성매매 경력만 있다면 정부의 단기 일자리 사업에서 우선 선발된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외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성매매 피해자 여성 쉼터 및 보호시설 이용자' 또는 '상담 및 심리치료 기관 등의 확인서'를 제출한 경우에만 성매매 피해자로 인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단기 일자리 사업은 고용 노동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정책"이라며 "성매매 피해자도 이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이어 "취업취약계층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 판단되는 경우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서 관련 법률 등을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관계자는 "사회 취약계층의 여성들이 주로 성 산업에 유입된다"며 "성매매 피해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만큼 이들에 대한 일자리 지원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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