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스테이크용으로 소비하지 않았던 부위를 구이용으로 개발하거나 스테이크용 전용 조리 기기를 선보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스테이크 조리 강의를 진행하는 오프라인 점포가 생기는가 하면 스테이크용 고기를 소분해 배달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의 올해 상반기(1~6월) 스테이크용 육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2% 신장했다. 신선식품 전문 이커머스 마켓컬리에서도 올해 1~7월 스테이크용 육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했다. 이마트 한우 판매량에서 안심, 채끝 등 스테이크용 부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8년 43%에서 지난해 48%로 5%포인트(p) 상승한 것도 스테이크의 높은 인기를 말해준다.
집에서 스테이크를 즐기는 1인 가정도 늘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에서 1인용으로 소분해 판매하는 등심, 안심, 채끝 등 스테이크용 상품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신장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호주산 스테이크용 고기 2종(부챗살·채끝살)의 올해(1~7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늘었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부채살스테이크, 토시살스테이크 등 냉동 육류도 같은 기간 동안 22.3% 증가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테이크 또는 소용량 육류 소비가 늘고 있다”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밥족 증가와 지난 5월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편의점 육류 소비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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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트레이더스, 앞다리살 웻에이징하고 전문기기 출시
유통업계에서는 자사만의 차별화한 상품과 서비스로 ‘홈스족’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한우 보섭살과 앞다리살을 웻에이징(Wet Aging)과 텐더라이징(Tenderizing) 공법을 이용해 구이용으로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보섭살과 앞다리살은 보통 식감이 질겨 구이용으로는 선호하지 않지만 두 공법을 적용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웻에이징이란 진공포장 상태로 일정온도에서 일정기간 동안 숙성해 고기의 풍미를 높이는 기법이다. 텐더라이징은 철심으로 고기를 찔러 근섬유를 찢어 육질을 연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섭살과 앞다리살은 등심 대비 가격이 60% 수준”이라면서 “한우 구이를 값싸게 즐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스는 ‘썬헛 스테이크 마스터’(15만9800원)를 출시했다. 고온에서 단시간에 직화로 스테이크를 굽는 스테이크용 전용 조리 기구다. 예열 시간 2분, 조리시간 4분을 포함해 총 6분 만에 ‘미디움 레어’ 굽기로 구울 수 있다.
스테이크를 조리하려면 온도를 맞추고 원하는 굽기로 속을 익혀야 한다.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로서는 스테이크 조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스테이크 마스터’는 별도의 온도 설정 없이 단시간에 요리할 수 있어 요리 초보자들도 쉽게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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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센터, 스테이크 굽기 강좌 개설… 글로벌 기업, B마트 입점도
홈플러스는 올해 문화센터 가을학기 강좌로 축산 명장의 레스토랑 스테이크 굽기 노하우 강의를 열었다. 또 SBS F!L과 손잡고 ‘홈쿡족’을 위한 요리 방송 ‘당신의 일상을 밝히는가’를 진행하면서 꽃갈비살 스테이크 조리법 등을 전파하기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집에서 음식을 즐기는 홈쿡족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식품기업 카길도 국내 홈스족 잡기에 동참했다. 카길의 육류 사업부문인 카길 프로틴 그룹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B마트에서 소고기 소분 배달 판매에 나섰다. 프리미엄 소고기 ‘엑셀비프(Excel®)’를 소분 포장한 ‘엑셀컷’은 별도의 손질 없이 부위별로 이용 가능하다.
카길 관계자는 “소포장 제품은 대량으로 구입할 때 보다 중량 대비 가격은 기존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어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라면서 “1인 가구, 소포장 소비가 활발히 일어나는 유통망을 찾기 시작했고 소포장 편의점 제품을 음식처럼 바로 배달해주는 B마트가 이러한 제품 유통에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판단해 B마트에서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