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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1번지]文대통령, G20 화상회의에서 얻어야 할 것

김영환 기자I 2020.03.21 08:30:00

내주께 文대통령 제안한 코로나19 대응 G20 특별화상정상회의 개최
韓방역 체계 국제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외교적 성과 도출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책 마련을 위해 처음 제안한 주요 20개국(G20) 정상 간 화상회의가 내주께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례가 국제 외교 전면에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적 성과물을 만들어야 할 과제도 생겼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G20 특별화상정상회의를 제안했고 이는 곧 국제무대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이끌어냈다. 이 통화는 마크롱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방역 사례를 전세계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20일에도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문 대통령에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코로나19 초창기 한국은 종교 집회에서 허점을 노출하면서 초기 방역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 발생지로 꼽히는 중국에 이어 이탈리아와 함께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발견됐다. 그러나 확산세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를 막아내면서 방역에 성공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G20 특별화상정상회의 제안이 국제사회의 호응을 이끌어 낸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서 의료 시스템 붕괴마저 우려되는 이탈리아와 다르게 전세계가 코로나19의 공포에 뒤늦게 빠져들 때 쯤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의 사례가 빛을 발한 것이다.

G20 특별화상정상회의에서는 한국형 방역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코로나19 방역과 치유 과정에서 축적하고 있는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만큼 이에 대한 요청이 뒤따를 전망이다.

여기에 하루 1만~2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진단이 가능했던 한국형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기업들이 하루 생산할 수 있는 진단키트는 약 13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활용하고도 여력이 남는 만큼 국제사회 요청에 적극 호응할 수 있다. 현재도 약 30여개국과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우리가 국제 사회에 요구할 것도 있다. 건강에 대한 확인이 된 기업인들에 한해 이동의 편의를 제공받아야 한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경제가 마비되면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가시적 성과를 도출이 가능해 보인다.

뒤늦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빈축을 사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위상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으로부터의 지원이 줄어들자 이를 중국에서 대체하기로 한 WHO가 정치적 기구로 전락한 모습이 확인된 것이다. 정상들 간에 WHO가 주도하는 세계 보건 질서 시스템을 새롭게 모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9월 뉴욕 유엔 총회를 찾은 문 대통령은 전세계에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을 제안해 유엔이 매년 9월7일을 ‘세계 푸른 하늘의 날’로 지정하는 성과를 도출해냈다. 160여개 유엔 기념일 중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해 제정된 첫 번째 기념일이다.

다만 이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리가 국제 사회에 기후변화 움직임을 이끌어 내기 위해 덴마크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개최하려는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에는 12개의 중견국만이 참여한다. 국제사회의 공동된 컨센서스를 모으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보여준다.

G20 특별화상정상회의는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우리가 그 중심에서 각국을 이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쾌거로 평가받을 만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BBC 방송 인터뷰에 영국인들의 시선이 집중됐듯 G20 특별화상정상회의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릴 것이 자명하다. K-팝과 K-무비, K-푸드 등에 이어 K-메디를 전세계에 인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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