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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캣, 4년 만에 매출 180억…"성공 키워드는 밀레니얼"

이윤화 기자I 2019.08.20 06:30:00

''오늘 뭐 먹지?''…푸드 스타트업 ''쿠캣'' 이문주 대표 인터뷰
1분 남짓한 음식 동영상, 신박한 PB상품으로 식품사업 진출
모바일 영상 시장 급성장 일찌감치 예감해 맞춤 콘텐츠 제작
전세계 구독자 바탕으로 한국시장 넘어 ‘글로벌 기업’ 목표

이문주 쿠캣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 입맛을 분석한 PB 상품으로 푸드 미디어 기업의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쿠캣)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을 저희만큼 잘 아는 푸드 미디어 기업은 없다고 자신합니다.”

1분짜리 짧은 음식 영상으로 플랫폼 사업을 키워낸 이문주(33) 쿠캣 대표는 그동안 쌓아 온 구독자 수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근 식품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꼬막장’, ‘딱새우장’ 등 쿠캣의 자체 브랜드(PB) 메뉴들은 지난겨울 월 3억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히어로 제품이다. ‘한국판 악마의 잼’으로 유명한 발라즈 스프레드는 대만·싱가포르·몽골·태국 등 아시아 국가로 수출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만난 이 대표는 “감각적인 음식 동영상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해나가다 보니 젊은 세대들이 저렴하지만 특별하고,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쿠캣 보유 채널 및 구독자 수 현황. (자료=쿠캣)
◇쿠캣의 탄생…‘먹방과 음식’ 공통점으로 의기투합

푸드 컴퍼니 쿠캣의 시작점은 ‘오늘 뭐 먹지?’라는 ‘먹방(먹는 방송)’ 커뮤니티의 사업화였다. 이 대표가 고려대 재학시절 창업한 ‘모두의 지도’와 파워블로거 출신 윤치훈 그리드잇 대표(현 쿠캣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만든 ‘오늘 뭐먹지?’가 합쳐져 탄생한 것이 지금의 쿠캣이다.

당시 오늘 뭐먹지?는 페이스북 페이지 형태로 ‘까르보불닭’(조회수 2100만 회) 등 다양한 음식 조리 동영상을 통해 먹방 계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광고 수익에 그칠 뿐 사업을 확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대표의 모두의 지도는 원하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알맞은 카페, 음식점 등을 추천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 모델이 없었다. ‘음식’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던 이 대표와 윤 대표는 2015년 투자자 멘토링 모임에서 만나 서로의 고민을 나누다가 의기투합하게 됐다. 오늘 뭐먹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력과 이 대표의 식품 사업 아이디어가 만나게 된 것이다.

쿠캣(글로벌·코리아·베트남·태국·홍콩), 오늘뭐먹지?, 맛집뉴스, 돼지보스 출격 등 약 66개에 달하는 SNS 채널을 통해 CF 못지않은 감각적인 푸드 콘텐츠를 연재하니 구독자 수는 절로 늘었다. 글로벌 구독자 수만 1900만 명을 넘어섰고 국내 구독자 수도 1000만 명 이상이 유입돼 현재 약 29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쿠캣 글로벌 채널은 965만명, 쿠캣 베트남은 구독자 수 285만을 넘어섰다.

쿠캣 밥도둑 4종(꼬막장·깐새우장·딱새우장·생연어장).(사진=쿠캣)
◇유통 채널 ‘오먹상점’ 넘어 ‘쿠캣’ PB 전문 브랜드로

쿠캣은 SNS에서 영향력이 커지자 이를 기반으로 맛집 광고부터 가정간편식(HMR) 등 상품을 도매로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로 사업을 키웠다. ‘오먹상점’이 대표적이다. 오먹상점은 지난 2017년 10월 선보여진 ‘2030세대를 위한 소비자 취향저격 쇼핑’ 콘셉트의 온라인 식품 쇼핑몰로, SNS에서 화제가 되는 트렌디한 음식을 판매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단순히 유통 마진을 남기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지난 5월 오먹상점을 ‘쿠캣마켓’으로 리뉴얼(새단장) 했다.

쿠캣 PB 식품만을 취급하는 PB 전문 매장으로 현재 △쿠캣메이드(가정간편식) △발라즈(스프레드&디저트) △띵커바디(다이어트 식사) △맨즈노트(건강) △어니스트콤부차(다이어트 음료) △비로뜨(떡) 등 6개 브랜드를 통해 4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꼬막장, 대방어장, 딱새우장 등 쿠캣의 대표 상품인 장류는 26만개 이상 판매됐다. 대방어장은 회 뜨는 모습을 실시간 라이브 중계하고 딱새우를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제주도 산지까지 찾아가는 수고도 마다치 않았다. 유통구조를 단순화한 덕분에 시중 제품들과 비교해 30~40% 정도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쿠캣 매출 증가 추이. (자료=쿠캣)
이 대표는 “지난 5월 리뉴얼을 결정했을 때 2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 수를 보유한 오먹상점을 폐쇄하는 것에 대해 내부 직원들의 우려도 많았지만 단순히 다른 회사의 제품을 가져와 배송비 경쟁으로 판매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유통 단계를 아예 없애고 질 좋은 재료로 만든 상품들을 판매하니 현재 월 매출은 30% 이상 신장 중이고 올해 흑자전환까지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캣은 지난 2015년 창업 당시 연매출 2억7000만원에서 창업 4년 만인 올해 약 1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문주 쿠캣 대표가 PB 상품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쿠캣)
◇동남아 진출…한국 시장 넘어 ‘글로벌 식품기업’ 꿈 키워

쿠캣의 최대 장점은 밀레니얼 세대들의 입맛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쿠캣을 창업할 당시부터 콘텐츠 영향력을 간파했다. 레시피 동영상 등을 통해 구독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제품화했을 때 구매까지 이어질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만 PB 상품으로 내놨다.

특히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약 7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콘텐츠 크리에이터만 40명이 넘는다. 방송국 PD 출신과 푸드스타일리스트 등 10명 이상이 음식 콘텐츠 제작에 참여해 감각적인 영상을 뽑아낸다.

쿠캣의 경쟁력을 알아본 대기업들도 투자와 협업을 제안해 오고 있다. 최근 GS홈쇼핑으로부터 100억 원대의 투자를 받았고, CJ그룹도 쿠캣의 주주사 중 하나다. 삼양식품의 신제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쿠캣마켓 오프라인 매장은 지난 3월 말부터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매달 5~10개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식행사를 진행, 온라인 구독자를 오프라인 소비자로 사로잡는 ‘시그니처 매장’ 역할을 한다.

쿠캣은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도 저격하고 있다. 올해 베트남 지사를 설립한 뒤 동남아시아 시장부터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쿠캣은 앞으로도 즐거운 콘텐츠로 글로벌 유저들을 많이 모아 세계시장에 한국 음식을 알리고 중소 제조업체들을 인큐베이팅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젊은 세대들의 음식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며 코스트코처럼 푸드 큐레이션을 통해 식품업계의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있는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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