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데일리가 10대 그룹의 채용 계획을 전수조사한 결과 채용 일정을 확정한 그룹은 SK, 한화, GS 등 단 3곳에 불과했다. 삼성과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은 여전히 채용 계획이 ‘미정’인 상태다. 더는 채용을 늦추기 어려운 일부 기업은 이달 안으로 대략적인 채용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초안조차 잡지 못한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조특위 청문회, 특검 수사 등으로 연초부터 일정이 꼬인 기업들이 좀처럼 채용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가급적 예년 일정에 맞춰 채용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연초부터 모든 경영일정이 지연돼 채용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빠듯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30대 그룹 CEO들과 만나 “30대 그룹이 앞장서 상반기 채용 계획을 늘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채용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며 답답해 했다.
경기침체와 정년 연장,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축소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취준생들의 걱정거리다. 앞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올해 채용 규모를 전년대비 약 5.2%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채용 감소는 식음료 업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나타나 ‘고용 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8%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7.2%)보다 2.6%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그동안 7~8%대를 유지했던 청년실업률은 2014년 들어 9%를 넘어선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취업 의지는 있지만 취업을 못해 백수 생활을 하는 취준생을 포함한 ‘사실상 실업자’ 인구는 4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