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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바(BAR)·스크린야구·승마, 새로운 놀이 문화가 뜬다

박철근 기자I 2016.05.25 07:00:00

PC방·오락실은 몰락, 노래방·스크린골프는 포화
다트바(BAR)·스크린야구·승마 등 새로운 문화가 싹터
새로운 놀이 문화, 한계점도 있어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해트트릭!!!”(3발의 다트가 모두 한가운데 맞았을 때를 일컫는 용어) 지난 22일 저녁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있는 다트 전용 바(BAR) ‘다트프린스’. 바에 들어서자 먼저 20여대나 되는 다트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다트기계 앞엔 젊은 남녀들이 팀을 나눠 다트를 즐기고 있었다.

게임을 즐기던 장모(29)씨는 “친한 친구 소개로 이곳에 왔다”며 “다트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신기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펍(PUB)과 같은 술집에 1~2대씩만 볼 수 있던 다트 놀이가 하나의 문화로 재탄생한 것이다.

서울 강남역 인근 다트프린스에서 사람들이 다트를 던지고 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 PC방·노래방의 몰락과 포화 사이 새로운 놀이 문화가 싹터

몰락하는 오락실·PC방과 포화상태인 노래방·스크린골프장에 이어 최근 새로운 놀이 문화가 뜨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 놀이 문화의 대표 주자였던 아케이드방 일명 오락실의 수는 2004년 1만4133개에서 2014년 기준으로 고작 203개만 남았다.

2000년대 대표 놀이 아이콘이었던 PC방의 몰락도 눈에 띈다. 2005년 2만2171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14년 1만3146개까지 그 수가 줄었다. 업계 추산 4만여개인 노래방과 8000여개인 스크린골프장은 포화상태다.

몰락과 포화 사이, 다트바와 스크린야구·승마 문화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다트업계 1위 홍인터내셔날이 2014년부터 시작한 다트전용 놀이공간 ‘다트프린스’는 현재 수도권에 총 5개를 운영 중이다. 이 회사의 다트브랜드인 ‘피닉스다트’는 현재 이곳외에도 국내 각종 매장에 약 3200대가 설치돼 있다. 이중 다트바에 설치된 다트바는 총 100여대로 매장당 평균 20여대가 있다.

다트바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서구권에선 볼 수 없는 놀이 문화다. 새로운 바에 등장으로 과거 술집에서 안주 삼아 즐기던 다트를 넘어 이제는 다트 본연의 재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에 발맞춰 다트 동호회도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올해 열린 한 다트대회에선 6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 단순 취미를 넘어 하나의 스포츠 문화로서 발돋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기준 총매출(407억원) 중 해외매출 비중이 74%(300억원)인 홍인터내셔널은 다트프린스를 올 하반기부터 가맹사업화해 국내 매출도 늘릴 계획이다.

서울 신논현역 인근 리얼야구존에서 사람들이 스크린야구를 즐기고 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과거 스크린스포츠의 대명사는 스크린골프였지만 최근 들어선 스크린야구가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800만명 관중이 목표인 KBO리그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다. 야구 인기는 해가 갈수록 늘지만 정작 이를 즐길 곳은 마땅치 않다. 예전 동네에 있던 야구연습장들은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인해 하나 둘 없어졌다.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드는 동호회에 들지 않는 이상 야구를 직접 체험하기도 어렵다.

스크린야구는 이런 점을 이용해 도심에서도 실제와 같은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크린야구 업체인 ‘리얼야구존’에 따르면 2014년 5개에 불과했던 스크린야구 매장은 지난해엔 74개, 5월 현재 112개로 늘었다. 2014년 3만명에 불과하던 스크린야구 이용자도 올해는 130만명까지 증가했다.

스크린야구가 인기를 끌자 후발주자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스크린골프로 유명한 골프존(215000)의 계열사인 뉴딘콘텐츠는 ‘스트라이크존’을 출시했고 클라우드게이트는 ‘레전드야구장’이란 브랜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다른 놀이 문화는 스크린승마다. 재활치료목적으로 만들어진 승마기계가 놀이화된 스크린승마는 그간 접하기도 힘들고 가격대도 만만치 않았던 승마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가 들어간 스크린 승마는 다른 신 놀이문화에 비해 확장속도는 더디지만 조금씩 이용 층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전국에 80여개의 스크린승마장이 있는 걸로 추정된다. 대원포티스·스타홀스·탑홀스 등 업체들이 스크린승마 시장을 놓고 각축전이다.

◇ 새로운 놀이 문화, 즐기거나 창업하기에 한계점도 있어

새로 떠오르는 놀이 문화에도 한계점은 있다. 현재 홍인터내셔널이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다트바 같은 경우는 사업성보다 ‘다트 문화 확장’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각종 규제 등으로 주류 등을 원활히 팔지 못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스크린 놀이 시설의 경우는 아직 서울에서 쉽게 접하기 어렵다. 스크린 스포츠는 평균적으로 최소 330㎡(약 100평)~495㎡(약 150평)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이만한 공간을 임대해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적지 않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문제 때문에 새로운 놀이 문화의 가맹사업은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남부지방에서 성공을 거둔 후 점차 북상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타면 서울에서도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가 다양하지 못한 점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예를 들어 스크린승마의 경우 사업 초기 단순 걷기나 달리기 정도의 단순한 기능에 그쳤다.

스크린승마 업계 관계자는 “스크린승마 특성상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라며 “하지만 그간 각 나이대에 맞는 콘텐츠 개발은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실제 승마와 거의 유사한 느낌을 주고 사격모드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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