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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 에 따르면 서울 인구 유출이 많았던 2013년 이후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맷값이 많이 오른 곳은 경기도 하남시로 무려 31.4% 치솟았다. 3.3㎡당 2013년 998만원에서 올해 5월 1311만원으로 3년 반 만에 313만원이 오른 것이다.
하남시 풍산동 M공인 관계자는 “하남은 서울 강남권과 가까워 강남의 전세 난민들이 주로 옮겨오는 곳”이라며 “지난 2~3년 동안 아파트 수요자가 늘면서 이 지역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동반 급등했다”고 말했다. 현재 개발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분양 아파트들도 서울의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할 수 있다는 콘셉트로 분양 홍보전을 펼쳐 큰 효과를 봤다.
각각 17.7%와 14.1%씩 아파트값이 오른 경기도 광명시와 김포시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 서부권에 맞닿아 있는 지역들로 서울 시민들이 많이 이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문제는 서울 인근 지역의 집값이 오르면서 이곳으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는 전세 난민들의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올해 5월 기준 하남시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311만원으로, 서울의 강북지역 수준까지 올라왔다. 광명시(1336만원) 역시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이다. 같은 기간 김포시(43.2%)와 파주시(40.8%)는 전셋값이 40% 이상 올랐다. 하남(37.0%)·광주시(35.2%) 역시 높은 수준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총액으로도 서울 강북권의 웬만한 아파트 전셋값에 뒤지지 않는다. 올해 5월 기준 3.3㎡당 광명 아파트 전셋값은 1030만원이었고, 의왕(985만원)·안양시(979만원)도 1000만원에 육박하는 전셋값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2~3년 전 수도권으로 탈출해 내 집 마련을 한 수요자는 가격 상승으로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편이지만 서울 전세에서 수도권 전세로 옮겨온 이들은 또다시 전세 난민 신세에 처하게 됐다. 이들은 광명·하남·구리시처럼 비교적 전셋값이 높은 지역을 떠나 남양주(635만원)·의정부(596만원)·평택시(494만원) 등 전셋값이 더 싼 곳을 찾아 서울에서 더 멀리 떠밀려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울에 획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지 않는 한 지금 같은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으로 대규모 공급 확대는 쉽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 처방으로 월세 지원을 늘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세입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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