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승진 이승현 기자]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입국했다. 경제성장으로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늘어난데다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가 초강세인 반면 원화 가치는 약세를 보이는 등 환율여건도 좋아 중국인 관광객들의 위세는 더욱 강해졌다. 서울을 찾아온 중국 관광객들을 연휴 기간 2박3일동안 밀착 취재했다. [편집자]
지난 1일 점심을 먹고 찾아간 명동의 한 옷 가게. 중국인 관광객들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연휴를 맞아 수만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왔다는데…` 순간 당황스러웠다.
이러한 상황은 명동일대 대형 백화점에도 마찬가지였다. 기대하고 찾아간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일본인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했다.
오후 3시를 넘기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저녁이 되자 명동 거리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백화점도 마찬가지였다. 가을 정기세일을 맞아 한 푼이라도 싸게 물건을 구입하려는 고객들과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이 오후에 쇼핑을 나서는 것은 개별 여행이 많은 일본인과 달리 단체 여행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 오후 3시 이전에는 주변 관광지 등을 둘러보고 오후 늦게 쇼핑에 나선다고 한다.
한 중국 여행사 가이드는 "스케줄에 묶여있다 보니 쇼핑은 오후에나 가능하다"라며 "일본인 관광객은 개별 여행이 많아 일정도 몰리지 않고 분산된다"고 귀뜸했다.
◇"한국 연예인처럼 될래요"..화장품 인기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가장 선호 쇼핑 품목은 `화장품이다.
이날 서울 명동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도 다르지 않았다. 상인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만나고 싶으면 화장품 가게로 가보라"고 할말 정도다. 중국인 관광객은 이구동성으로 예쁜 한국 여자 연예인들 때문에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한다.
명동 부근 백화점에서 만난 항저우에서 왔다는 한 남성. 그는 "애인에게 줄 화장품을 100만원 어치 샀다"며 "예전과 달리 통역 서비스가 가능해 한국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백화점 화장품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3만~5만원 사이의 저단가 제품을 개당 구입하는데 반해 중국인 관광객들은 40만원 이상의 고단가 제품을 세트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日음식점 닫고 中식당 늘리는 호텔
중국인 관광객들의 즐겨 마시는 음료는 `바나나맛 우유`. 명동 주위 인근 편의점도 국경절 특수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 편의점 직원은 "관광객이 들어와 무슨 제품을 구입하느냐에 따라 일본인인지 중국인인지 알 수 있다"며 "일본인의 경우 차 제품을 많이 구입하고 중국인들은 바나나맛 우유 등 유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명동 부근 호텔들은 이번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대부분 만실이었다. `세종호텔`의 경우 전체 호텔 이용객 중 일본 관광객이 대다수 였지만 갈수록 중국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세종호텔은 작년과 비교해 중국인 관광객들의 이용률이 두 배 늘었다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호텔측은 오는 10일까지 기존의 일식당을 정통 광동요리 스타일의 중식당 `황궁`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객실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엔틱 스타일로 증축했다.
세종호텔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동료들과 같은 객실층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개별적으로 다니는 일본인들과 달리 같이 몰려다니는 성향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낯익은 경복궁.."드라마에서 봤어요"
중국 관광객들에게 대표적인 쇼핑 명소가 명동이라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는 경복궁이다. 오전부터 경복궁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기자가 2일 오전 10시쯤 경복궁을 찾았을 때 이미 주차장에는 관광버스들로 즐비했다.
경복궁에서 가장 먼저 이들의 시선을 잡은 것은 광화문 입구 안쪽에서 열리는 수문장 교대의식이다. 조선시대 군인 복식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신기한 듯하다. 교대의식이 끝나면 가이드와 함께 조선시대 조정이 국사를 논하던 근정전을 비롯해 왕와 중전의 침소인 강녕전과 교태전 그리고 후원인 경회루 등을 중심으로 경복궁을 둘러본다.
놀라운 것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 건물들의 이름을 낯설어 하지 않는다는 것. 한 가이드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경복궁 곳곳의 이름을 사극 드라마에서 들어봤다고 말한다"며 "이곳에 담긴 의미와 사극의 내용을 함께 설명해 주면 호응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복궁 김순금 문화유산해설자는 "중국인들이 우리 사극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연결시켜 스토리텔링하면 효과적으로 우리 문화를 소개할 수 있다"며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이를 관광상품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족여행단 놀이시설 즐기고 제주도行
경복궁을 나선 관광객들은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청계천 등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점심을 즐긴다. 점심메뉴는 갈비탕·김치찌개 등 한식이 대부분이다. 가이드 이모씨는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 식사는 주로 한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김치나 불고기·찌개·탕 음식을 주로 마련하는데 반응이 괜찮다"고 소개했다.
남산골한옥마을과 서울타워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경복궁 다음으로 찾는 코스다. 한옥·한복·전통놀이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남산골한옥마을은 입장료가 없어 편하게 들르는 곳이다.
서울타워로 향한 중국인들은 전망대와 케이블카에서 서울시내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매우 만족하는 반응이다. 여기저기서 가이드에게 지금 보이는 곳이 어떤 지역인지 묻는 중국인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셋째날엔 롯데월드·어린이대공원·코엑스 등 서울의 주요 놀이문화 시설을 방문했다. 대부분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기 때문에 놀이시설은 이들에게 호응이 매우 높다. 이들이 더욱 기대하고 있는 곳은 제주도. 주로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에 오는 중국인들은 2박3일은 서울에서, 나머지 일정은 제주도에서 머무는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