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공급으로 기조 확 바꿔
광역시 구도심, 고밀도 재개발 바람 예고
장기 1주택자 양도세·종부세 낮춰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당선자의 부동산정책 기조는 참여정부와 기본 노선부터 다르다. 선거 기간 당선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공급 확대 없이 세금 중과에 의한 수요억제로 대응해 시장을 왜곡시켰다"고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180도 선회가 예고돼 있고, 부동산 시장은 이미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당선자의 공급 우선 정책이 얼마만한 속도로 시장에 파급효과를 미칠 지가 관건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80㎡ 이하 국민주택은 복지 차원에서 정부가 책임지고 공급하되, 그 이상은 시장원리에 따른 주택공급이 이뤄지게 하겠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세금을 통해 수요를 억제하던 정책은 하나 둘 손질되고, 반대로 공급확대 위주 정책이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당선자는 우선 매년 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용적률을 높이고, 도심을 재개발해 공급을 늘린다. 인구 규모 등을 감안해 과밀지역 용적률을 더욱 높여 고밀도지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2008년 상반기에 추진 계획을 만들고 관련법을 개정, 같은해 하반기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또 '묶는데' 중점을 뒀던 재건축과 재개발 정책도 공격적으로 개발하는 쪽으로 돌아선다. 구릉지와 산지도 적극 개발해 주택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광역도시의 구도심과 슬럼화된 지역 재정비에 나선다. 이에 따라 중심상업지에는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허용할 방침이다. 강남재건축 등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도시의 구도심 지역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재개발과 함께 투기 바람이 불어닥칠 가능성도 있다.
재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정책이 구체화되기 시작하면 서울 강북이나 광역시 구도심이 미국 맨하탄과 같은 고밀도 상업주거 복합지역으로의 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세제도 손질이 불가피하다. 당선자는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을 장기 보유할수록 그 기간에 따라 누진적으로 낮추고, 등록세와 취득세를 통합하고 재산보유세 증가에 맞춰 세율을 낮추겠다는 공약도 있었다. 당장 2008년 종부세법 개정에 나서 2009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혀 즉시 시장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청약제도도 개편할 예정이다. 주택 희망구입 연도 및 희망 규모, 지역 등을 미리 정해놓고 이같은 정보에 기초해 주택을 맞춤형으로 공급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매년 50만호씩 공급을 약속한 새 주택 중에서 12만호는 신혼부부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34세미만,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면서 신혼부부주택마련 청약저축에 가입한 무주택세대가 대상이 된다. 이렇게 공급한 신혼부부주택은 10년간 전매를 제한하되 자녀 수가 많을수록 전매제한기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분양원가를 지금보다 20% 낮추겠다는 약속도 했다. 공영택지를 개발할 때 토지공사와 민간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자유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추진회사를 선정, 토지조성비를 낮출 수 있다는 구상이다. 또 주택건설시 용적률을 높이고 기성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 지금보다 분양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