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호식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지난 4일 저가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증권사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항공운송 수요가 본격적인 성장국면에서 저가 항공사가 본격화되며, 최근 항공운송수요의 다양화와 항공자유화 등으로 저가항공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한항공도 다양화되는 고객별 대응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 추진은 중국 및 동남아 저가항공사 시장잠식을 더 이상 허용치 않겠다는 의지, 국내에서 KTX 완전개통으로 인한 항공기 여력 활용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 연구원은 "국제선 항공화물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항공사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며 저가항공사 설립은 중장기측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은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가항공 수요에 대한 경쟁을 병행하는 것보다 프리미엄 항공사 정체성을 확실히하고 저가수요 부문을 분리시키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참고로 프리미엄항공사로 알려진 싱가포르항공도 별도 저가항공사를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 연구원은 "전체적인 노선 네트워크는 공유하되 노선 특성별로 관광수요 비중이 높은 노선을 저가항공사가 운항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하고 "노선의 판매단가는 하락하겠지만 별도의 비용체계를 가져가기 때문에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내서비스를 제외시키고 지방공항을 이용한 항공이용료 절감, 인건비 하락 등이 가능하다"며 "단거리 수요에 대한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운항원가로 대응이 어려웠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현석 NH증권 연구원은 "향후 대한항공이 경쟁할 상대를 저원가 구조의 저가항공사가 대신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저가항공사는 기계, 정비, 전산 등에서 외주를 활용해 공정비율을 낮추고, 원격지 공항을 이용해 착륙료와 공항비를 낮추며 탄력적인 인력관리로 노무비를 낮춰 저원가 구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2년여 전부터 저가항공을 검토해왔으며, 운항시기는 2010년쯤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대한항공의 꾸준한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증권사들은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