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한상복기자] 달러화가 급속히 약세로 반전, 우리 증시를 짖누르고 있다. 어제(11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주력업종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될 우려가 높은 만큼, 주식시장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이를 추세적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을 보였다. 특히 "엔화가 강세이므로 수출산업의 타격은 우려만큼 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박상현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의 달러 약세 흐름을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연준리의 금리인하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약세 현상이 심화됐으나, 금년 상반기와 같은 달러화 약세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그 근거로 "미-유로 지역간 금리 역전으로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나, 추세적인 달러화 약세를 설명하기는 힘든 상황이며 유로 및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아직 미약하고, 대미 자금 유입도 아직 양호하다는 점 등이 달러화 약세를 제한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당분간 달러화 약세 흐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유로화는 0.99~1.02달러, 엔화는 119~122엔, 원화는 1190~1220원 밴드내의 등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경우, 유로화는 1.03달러, 엔화는 115엔 수준이 위협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중 동원증권 책임연구원은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증시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이나, 미국의 디플레 압력을 완화시켜줄 장치로서의 달러 약세가 주식시장에 충격적인 요인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엔화 강세와 동반을 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채산성을 크게 갉아먹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책임은 "달러 약세 현상이 당분간 유지될 수 있겠으나 심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이나 일본 경제가 미국보다 별반 나을 게 없는 상황이어서 달러 이외의 투자 자산이 마땅치 않은데다 미국 영토 이외의 지역에서의 전쟁(이라크전)은 달러 약세를 크게 자극하지 못한다는 것.
그는 "내일(13일) 있을 그린스펀의 의회증언이 금리인하 이후 전개되고 있는 달러 약세를 부분적으로 시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주식시장이 조정도 그 언저리에서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달러 약세 이외의 큰 변화를 찾아 볼 수 없는 우리 증시에서 어제 같은 외국인의 대량 선물 매도는 불연속적인 투기성 매매이므로 강한 주가 하락 요인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한편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올들어 국내 증시의 급락세와 달러 약세가 맞물리는 양상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달러 약세는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시장의 주요 모멘텀이 IT 및 수출주에 있다는 점에서 달러의 약세 반전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펀더멘털 악화 우려가 이전보다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의견을 냈다. 미 연준리가 정책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인 50bp 인하한 이후 달러 약세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 펀더멘털 악화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투영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