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환 소설가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 평전의 마지막 문장이라고 보내온 글이다. 아직 출판시기를 정하진 않았지만 대한민국을 신약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꾼 약사이자 기업가인 한 인물의 일생을 짚어보기 위해 평전을 쓰고 있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평전 마지막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 중인 한미약품 오너 일가에 대한 아쉬움으로 마무리를 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성기 회장은 중앙대 약대를 나와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거쳐 서울 종로5가에 ‘임성기약국’을 열었고,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하면서 제약부국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대환 소설가의 평전에 따르면 그는 독일의 머크 같은 제약기업을 부러워했다고 한다. 머크는 대를 이어 가족들이 성공적으로 키워낸 대표적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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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모녀 측 지분율은 31.9%, 장차남 측 지분율은 25.05%다. 모녀 측 특수관계인에 포함된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 보유 지분의 의결권 행사 가능 여부,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의중, 국민연금(7.38%)과 소액주주(21.0%)의 표심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정기주총이 다가올수록 양측은 여론전과 신경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쪽이 주장을 하면 반박에 또 재반박을 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기업 통합 과정을 전혀 몰랐다는 장차남, 회사도 이사회도 거의 나오지 않아 아들들이 애초 경영에 관심이 없었다고 출석 통계를 들이민 모녀, 통합계약을 을사늑약에 비유하며 통합 후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통탄하는 장차남, 합병하면 시너지 효과로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더 오를 거라고 반박하는 모녀.
현 시점에서 누가 옳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창업자의 제약강국 꿈을 어느 쪽이 더 잘 이룰 수 있을 것인가는 곧 주총에서 주주들이 판단할 것이다.
경영권 다툼이 어느 쪽으로 결론 나건 중요한 건 그 이후다. 한미약품그룹은 오너 일가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주주가 한미약품그룹의 주인이다. 분쟁이 마무리되면 지분확보 경쟁 기대심리를 타고 올랐던 주가도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근본적으로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과 같은 단기적인 주주환원책 외에도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오너 일가의 사익이 아닌 기업의 미래를 위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도 중요하다. 격렬했던 경영권 싸움이 끝났을 때 양쪽에 자문을 하면서 자문 수수료를 챙긴 곳만 승자가 되는 상황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승자는 오랜 기간 한미약품그룹을 믿고 지지해온 주주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