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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대부분 ‘나의 자산’을 보여주는 서비스로 한정된 반면, 핀크의 리얼리는 아무도 공개하지 않았던 타인의 자산을 보여주는 차별화를 꾀했다. 타인의 직업과 연봉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착안해 자산에 이어 커리어 정보로도 소통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킨 것이다.
조 대표는 “개편 결과 최근 4~5개월간 사용자 증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타인의 주식투자 현황을 피드 형식으로 제공하는 ‘오늘의 투자소식’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크는 리얼리 2.0을 비롯해 올 상반기 8가지 테스트 버전의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수의 보안 솔루션과 사내벤처 프로젝트발 서비스가 금융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올해 출범 9년차를 맞은 핀크가 이처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은 지난 1년간 2가지 핵심 성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선 적자 폭이 절반으로 줄며 수익성이 향상됐다. 조 대표는 “작년에 적자가 70억원 미만으로 줄었는데 창사 이래 매년 120억~15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축소한 것”이라면서 “이 정도 수준이면 재무적 생존연한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고, 향후 몇 년 안에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더이상 주주로부터 증자는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들어 일하는 문화가 보다 생산적이고 진취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도 핀크의 변화 중 하나다.
일례로 조 대표는 지난해부터 직원이 제안한 사업에 5%를 출자하면 50%의 지분매수선택권 부여해 해당 사업의 지분 최대 55%를 확보할 수 있는 ‘핀크식 사내벤처제’를 도입했다. 회사 사업의 지분 55%까지 출자자로 참여한 이들이 사유화 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으로, 실제 이 제도를 이용해 신규 사업이 승인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사내벤처제를 통해 사업의 업무를 일부라도 분담하는 직원들이 대주주가 되면서 핀크의 일하는 문화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면서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 사업의 업무를 직원으로서 담당할 때’와 ‘개인 자금을 투자할 만큼 비전이 보이는 사업의 업무를 그 사업의 대주주로서 담당할 때’의 일하는 분위기는 명확히 갈렸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핀크 임직원의 22%는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핀크 사업에서 대주주가 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재 3개의 신규사업(안)이 추가로 사내벤처 신청을 추진 중이다. 조 대표는 올해 말까지 핀크 임직원의 3분의 1이 핀크 사업의 대주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위 사업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소수의 직원들이 대주주가 돼 주인으로서 일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조 대표가 지향하는 사내 문화다.
조 대표는 “사내벤처제도를 활용하면 핀크가 취득한 전자금융사업자, 마이데이터사업자, 해외송금사업자 등의 다양한 라이선스도 공유할 수 있다”면서 “독자 창업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회사에서 창업이 가능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준 핀크 대표는
△1964년생 △서울대 경제학 학사 △미국 컬럼비아대 MBA △서울은행 △보람은행 △하나은행 트랜잭션뱅킹팀장 △하나은행 기업상품부장 △하나은행 외환업무팀장 △하나은행 미래금융사업그룹 셀장 △디지털에셋 CEO △핀크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