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조사를 통해 나타난 미국인들의 요즘 경제 심리다. 추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은 6.8%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더 많아졌다. 그 과정에서 월가 일각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한 번에 100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솔솔 나온다. 물가 폭등→공격 긴축→경기 침체 수순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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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대인플레 6.8% ‘역대 최고’
11일(현지시간) 뉴욕 연은에 따르면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올해 6월 6.8%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뉴욕 연은이 지난 2013년 기대인플레이션 집계를 내놓은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물가 폭등 국면이 적어도 1년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는 의미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의 경우 3.6%로 전월과 비교해 0.3%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중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치(2.0%)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는 점에서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연준 통화정책은 추후 2~3년 중기 시계로 이뤄진다.
이날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는 오는 13일 소비자물가지수(CPI) 직전에 나왔다. 월가는 6월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전월(8.6%)보다 0.2%포인트 높은 8.8%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81년 12월(8.9%) 이후 가장 높다. 9%가 넘을 수 있다는 공포감마저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게 형성돼 있는 만큼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서는 100bp 올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같은 기류는 금융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이날 장 마감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FOMC에서 2.25~2.50%로, 즉 1.50%~1.75%에서 75bp 올릴 것으로 보는 확률은 90.6%로 나타났다. 주목할 것은 2.50~2.75%로 100b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9.4%였다는 점이다. 50bp ‘빅스텝’은 0%로 아예 없었다. 월가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7월 50~75bp 인상에서 75~100bp 인상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페드워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통화정책 확률을 추산한 것이다.
◇7월 75bp 인상론…100bp 관측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7월 75bp 인상을 지지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예상보다 물가 지표가 훨씬 악화하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게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경기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뉴욕 연은 조사 결과, 추후 1년간 실업률이 더 높아질 확률은 6월 기준 40.4%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47.6%) 이후 최고치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침체는 각오해야 한다는 생각이 경제 주체들에게 퍼져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년 뒤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은 이전 조사의 11.1%에서 11.9%로 높아졌다.
집값 하락 전망이 높아진 점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1년간 주택 중위가격 변동률은 6월 4.4%를 기록했다. 전월(5.8%) 대비 1.4%포인트 급락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지난해 2월(4.0%) 이후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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